5G 백홀 기반 버스 와이파이 사업자는 SKT·KT

속도가 느리고 자주 끊긴다는 지적을 받던 버스 와이파이가 진화한다. 100메가비피에스(Mbps) 이하 속도의 롱텀에볼루션(LTE) 기반 와이파이에서 평균 400Mbps 이상의 5G 와이파이를 품는다. 5G 버스는 2023년까지 전국에 보급된다. 400Mbps는 버스에서 40명의 탑승자가 동시에 와이파이를 이용하더라도 풀HD급 고화질 동영상을 끊김없이 시청할 수 있다.

왼쪽부터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조승래 국회의원, 정희용 국회의원, 김영식 국회의원, 이용빈 국회의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들은 27일 오전 5G 기반 버스 와이파이를 시연하는 버스에 탑승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왼쪽부터 이원욱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조승래 국회의원, 정희용 국회의원, 김영식 국회의원, 이용빈 국회의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들은 27일 오전 5G 기반 버스 와이파이를 시연하는 버스에 탑승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G 품은 버스 와이파이, 시연 속도는 100M~500Mbps 내외

과확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버스 와이파이 5G 시범 서비스 개통식과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버스 와이파이 5G 시범 서비스는 LTE 기반이던 버스 공공 와이파이에 5G 백홀(상위 기간망과 하위망 연결부)을 적용해 와이파이 속도를 높이는 사업이다. 100Mbps 이하 속도이던 LTE 기반 버스 와이파이를 400Mpbs 이상의 5G 와이파이로 대체하는 데 목적을 둔다. 통신 사업자로는 SK텔레콤과 KT가 참여했다.

과기정통부는 7612번 시내버스가 국회 정문에서 출발해 국회 안 주변 도로를 돌고난 후 출발지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버스 운전석 뒤에는 액세스 포인트(AP) 한 대가 부착돼 있다. 이 AP는 국회 정문 근방 건물에 있는 5G 기지국에서 신호를 받은 후 버스에 5G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연 버스에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원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 과방위 소속 김영식·이용빈·정희용·조승래 등 국회의원이 탑승했다. 이들은 5G 와이파이를 체험하고 직접 속도를 측정했다. 여러 명이 속도를 측정하면서 생긴 간섭 영향으로 다운로드 속도는 평균 100Mbps대였다. 일시적으로 조 의원이 측정한 값으로는 331Mbps 속도가 나오기도 했다.

시연 행사가 끝난 후 추가로 진행된 와이파이 속도 측정에선 514Mbps 내외의 다운로드 속도가 나왔다. 행사에 참석한 기술 분야 한 관계자는 버스 시연 행사 때와 속도 차이가 난 이유에 대해 "다수가 동시에 속도 측정을 할 경우 네트워크 점유 현상이 발생하는 탓에 속도에 변화가 생긴다"며 "(현재 속도가) 정상 속도라고 이해하면 되며, 평균값은 400Mbps대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사당 주변 도로를 도는 버스에서 5G 백홀 기반 버스 와이파이 시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국회의사당 주변 도로를 도는 버스에서 5G 백홀 기반 버스 와이파이 시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와이파이는 네트워크 공유 방식이다. 한 AP에서 지원 가능한 와이파이 총량은 한정돼 있다. 예를 들어 AP 한 대가 부착된 버스에 40명이 탑승해 400Mbps 속도의 버스 와이파이 이용을 시도한다면, 한 명당 평균 10Mbps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버스 와이파이 5G 시범 서비스 사업자로 이날 시연 행사에 참여한 KT 측은 이같은 속도가 고용량인 유튜브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는 데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보통 풀HD(FHD) 영상은 5Mbps, 4K급 영상은 10Mbps의 속도가 필요하다"며 "40명이 버스에 탔더라도 10Mbps급 속도면 유튜브 풀HD(FHD)급 영상을 보는 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LTE 기반 버스 와이파이에서 발생하던 통신 끊김 문제가 5G 기반 버스에서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5G 백홀 기반 와이파이는 인근에 위치한 5G 기지국을 활용하는데, 기지국이 설치된 야외의 경우 실내와 비교해 5G 서비스가 더 원활한 탓이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실내는 5G (커버지리) 확장이 필요하지만, 공도(공중이 교통수단을 이용해 통행하도록 국가가 관리하는 길)에선 괜찮다"며 "5G 커버리지 맵으로 봤을 때 공도에서는 커버리지가 좋고, 버스는 공도를 달리기에 성능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국회의사당 정문 인근 건물 옥상에 있는 5G 기지국(왼쪽)과 버스에 설치된 AP 모습 / 김평화 기자
국회의사당 정문 인근 건물 옥상에 있는 5G 기지국(왼쪽)과 버스에 설치된 AP 모습 / 김평화 기자
2023년엔 전국 3만여대 버스가 5G 와이파이 지원…정부 "양질의 공공 와이파이 전국 확대"

과기정통부는 버스 와이파이 5G 시범 서비스를 27일부터 12월 26일까지 두 달간 진행한다. 전국 100대 버스에서 시범 적용한 후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에 있는 2만9100대 모든 버스에 5G 백홀 기반 와이파이 시스템을 탑재한다. 시범 사업에 참여한 SK텔레콤과 KT는 내년 본격화하는 상용화 사업에 참여한다.

과기정통부는 버스 와이파이 품질 개선과 함께 공공 와이파이 구축 확대 등을 추진하는 ‘공공 와이파이 고도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전국 공공장소 1만6000개소에 공공 와이파이를 확대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인 와이파이6E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버스 정류장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공공장소를 선정해 5G 28기가헤르츠(㎓) 백홀과 10기가(G) 초고속 인터넷 백홀 등을 시범 구축한다. 지하철 2호선 지선 구간에 실증 중인 5G 28㎓ 백홀 기반의 와이파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지자체)별로 별도 구축된 AP를 과기정통부가 운영하는 공공 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에 연동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여덟 개 지자체가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 분산된 서비스 명칭(SSID)을 통일해 이용자가 한 번의 로그인으로 전국에서 끊김 없는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에 나선다.

임 장관은 "정부와 통신사가 합심해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다. 시내버스 와이파이에 5G가 도입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시민이 보다 빠르고 편리한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누구나 차별 없이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포용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