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價 하락세…삼성D·LGD 같이 울지만 사연은 제각각

이광영 기자
입력 2021.10.28 06:00
LCD 패널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사업 철수를 미뤘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울상이다. 사연은 저마다 다르다. 지난해부터 가격이 폭등한 LCD를 ‘캐시카우(주요 수익원)’로 삼은 LG디스플레이는 거센 후폭풍을 맞는다. 내년부터 QD디스플레이(QD-OLED)를 주력으로 삼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가격 안정화가 못내 아쉽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27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CD 패널 가격은 코로나19 특수가 잦아들면서 가파르게 하락 중이다. 10월 하반기 55인치 LCD TV패널 평균가격은 155달러로 9월 동기 대비 13.9% 하락했다. 65인치(- 7.3%)와 75인치(-4.4%)도 각각 내림세를 이어갔다.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다운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예상보다 빠르게 LCD 출구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5289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2020년 동기 대비 221.8% 증가했지만, LCD 패널 가격 하락 직격탄을 여파로 2분기(7011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증권가가 예상한 8000억원 대비 기대 이하의 성적표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LCD 가격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OLED로 전환은 물론 LCD 사업에서 IT용의 비중을 더욱 높이겠다는 목표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7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LCD 사업은 그간 경쟁력 있는 IT용 생산라인으로 선제 전환해왔다"며 "IT쪽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4분기까지 견조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고, 내년 2~3분기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전경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주선 사장이 직접 나서 2022년 말까지 LCD 생산을 지속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가격 하락세에 당황한 눈치다. LG디스플레이 대비 LCD 패널 생산량이 많지 않아 실적 타격은 크지 않지만,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가 중화권 업체로부터 LC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삼성디스플레이에 호재는 아니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패널 매입에 대규모 비용을 지출하며 TV 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1년 상반기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으로만 4조5277억원을 썼다. 전년 동기(2조2756억원) 대비 두배쯤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사정에 올 상반기에는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화이트OLED(WOLED) 패널을 매입할 것이란 소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LCD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시름 놓은 상태다. 자사 주력 제품인 QLED TV에 탑재될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공급받아 내년 출시하는 QD디스플레이 TV 비중을 급격히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하며 사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여전히 LCD를 놓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 소니, TCL 등 주요 고객사가 QD디스플레이 TV를 주력 모델로 채택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한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LCD 시장 안정화는 QD디스플레이 추가 투자 동력을 얻는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30%로 추정되는 수율을 최대한 빨리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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