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의 하향 평준화는 디지털 혁신 시대 차기 정부의 숙제

김평화 기자
입력 2021.10.27 19:09 수정 2021.10.29 09:22
디지털 혁신 시대 출범하는 새 정부는 규제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금융과 통신, 미디어·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산업에 걸맞는 눈높이로 기존 규제를 하향 평준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직접 산업 융합 가속화 시대에 걸맞는 적극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공정사회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새로운 세제 마련과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혁신정책포럼 창립 기념 세미나 두 번째 세션으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과 안수현 은행법학회장, 장석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손금주 변호사, 서장원 CJ ENM 부사장, 하주용 인하대 교수, 유정아 IPTV방송협회장,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 김평화 기자
디지털혁신정책포럼은 27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디지털 혁신의 시대, 새로운 정책 담론과 과제'라는 주제로 창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디지털혁신정책포럼은 국내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 산업 현실을 진단하고 발전적인 정책 방안을 논의하는 공론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자 탄생했다. 손금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와 신민수 한양대 교수(경영학부), 하주용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 등 세 명이 공동 대표를 맡았다.

27일 세미나에는 금융과 통신, 미디어·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등 다수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디지털 혁신 정책 과제를 짚었다. 토론에는 손금주 변호사를 좌장으로 서장원 CJ ENM 부사장과 안수현 은행법학회장, 유정아 IPTV방송협회장, 장석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조영기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 하주용 교수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 들어설 차기 정부가 디지털 혁신을 위해 과거 문법을 답습하는 방식의 규제 틀을 깨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금융과 미디어·콘텐츠, 디지털 플랫폼 등 다수 분야에서 디지털화에 따른 신사업이 빠르게 진행됨에도 규제에 발이 묶여 산업 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더했다.

조영기 국장은 "기존 시각으로 규제를 상향 평준화할 게 아니라 새로 나타난 현상을 바라보고 소비자 선택에 있어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기존 산업 분야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를 봐야 한다"며 "그 원인에 규제가 있다면 새롭게 소비자 선택을 받는 산업 변화에 맞춰서 규제 하향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좌장인 손금주 변호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토론 내용을 정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최근 산업계에 부는 디지털 혁신은 기존 산업과 신산업간 융합은 물론 기존 산업과 이종 산업간 융합을 이끈다. 연관성 없는 산업이 융합되다 보니 다양한 갈등이 발생한다. 차기 정부는 이같은 상황에서 논의의 장을 충분히 열 필요가 있다.

정석영 전 차관은 "과거 개인정보 3법 논란이 있을 때 기업과 시민단체 간 대립이 첨예했는데, 당시 정부는 (논의) 방향을 미리 정해두진 않고 집중 토론을 했으며 이를 통해 서로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서로 다른 이해 관계자가 융합하는 현실과 관련한 의견을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야 하며, 얘기할 수 있는 장이 열려야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에 따른 신산업 창출로 발생하는 정부부처 간 중복 규제 등 거버넌스 문제 해결도 차기 정부가 풀어가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안수현 학회장은 "영역마다 칸막이식 정부부처와 법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 기술 융합에 따른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며 "독일은 부처 간 협의로 결론을 내며 적어도 부처 간 (책임을 떠넘기는) 핑퐁은 하지 않는데, (이를 고려할 때 한국도) 미리 콘트롤러를 정하는 등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는 거버넌스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가 디지털 혁신과 공정사회 가치를 양립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다수 전문가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디지털세나 로봇세 등 세제 정책을 두거나, 디지털 리터러시를 교육 과정에 포함하는 등 적극적인 정부 역할이 양립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장석영 전 차관은 "디지털 혁신과 공정사회는 혁신경제 룰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디지털 혁신 기술은 그 자체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자리매김할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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