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정보유출 피해자 30만원 배상안에 묵묵부답

류은주 기자
입력 2021.10.29 14:40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181명에게 30만원씩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개인정보 집단분쟁조정안 결정을 받았다. 개인정보 집단분쟁조정은 50인 이상 정보주체의 피해유형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 일괄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조정안 수용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페이스북은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6년간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 중 최소 330만명의 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는 29일 동의없이 회원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페이스북에 대한 분쟁조정안을 제시했다.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 개인정보위
조정안은 신청인들에게 각 3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신청인 181명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제3자의 신상과 제공된 개인정보 유형 및 내역을 신청인들에게 열람하게 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의 증빙자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020년 11월 25일 의결한 결정례, 8월 25일 의결한 결정례를 토대로 위와 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분쟁조정위는 페이스북이 1만개 이상의 제3자 앱 개발자가 대한민국 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알리거나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신청인들의 개인정보 열람 청구 등에 대해 거부하는 등 페이스북이 신청인들의 개인정보를 동의없이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쟁조정위는 신청인들의 개인정보가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됐다는 점에 대한 상당한 개연성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분쟁조정위는 이날 의결된 조정안을 즉시 양 당사자에 통지할 예정이다. 분쟁조정위가 제시하는 조정안을 양 당사자 모두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돼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당사자 누구라도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불성립’으로 종결된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이번 집단분쟁조정안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조정안 의결 전 의견제시를 할 수 있는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조정안 수용여부를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개인정보위는 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9월 국회에 제출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에 분쟁조정에 의무적으로 응해야 하는 대상을 현행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밖에도 분쟁조정위가 관계기관 등에 대한 자료요청, 현장출입 및 조사 등 사실조사를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규정했다.

김일환 개인정보 분쟁조정위원장은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의 개인정보 편중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상대적 약자인 정보주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집단분쟁조정 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조정 결정을 내렸다"며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조정안을 수락하기를 기대하며, 분쟁조정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이번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청인들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지향의 이은우 변호사는 "이번 조정안은 첫 개인정보 집단분쟁조정안이자,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개인정보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정부가 의지를 보여주는 등의 의미가 있었다"며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는 페이스북을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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