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에 따라 기지개를 켠다. 카페·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주류업계는 매장 마케팅을 강화하고 공급망 점검에 나선다. 프랜차이즈 요식 업계는 백신패스 마케팅을 늘리고, 백화점과 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영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 H빌리지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H빌리지 / 현대백화점
정부는 1일부터 4주간 새로운 방역체계 1단계를 시행한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돼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허용된다. 식당·카페에서는 백신 미접종자에 한해 4명까지만 참석할 수 있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요식업과 주류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아워홈은 자사 외식 매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완료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모객활동에 나섰다. 백신 접종을 인증한 소비자를 상대로 경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용객과 매출을 함께 올린다는 전략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방역 체계 전환에 맞춰 외식 매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안전한 식사 환경 조성을 위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극장업계도 백신 패스를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는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난 이용자를 대상으로 백신 패스관을 도입한다. 일부 상영관을 백신 패스관으로 지정해 팝콘, 핫도그 등을 먹을 수 있게 만든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심야 영화도 부활시킬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500개 매장에서 ‘쿨 타이머' 프로모션에 나섰다. 매장에서 카스 2병을 주문하면 텀블러 응모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매장용 주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행사로 풀이된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매장용 술 소비가 급감하고 공장가동률도 떨어졌다. 주류제품의 매장용과 가정용 판매비율은 코로나19 이전 ‘6대 4’에서 최근 ‘3.5대 6.5’로 가정용이 역전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가동률도 올해 60%대로 떨어진 바 있다. 회사는 위드 코로나로 유흥시장과 식당 등 매장 수요가 늘어나면 공장 가동률이 이전 수준인 80%대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정책과 연말연시 회식 수요가 겹치면서 매장용 주류 판매가 다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로나 장기화와 혼술·홈술 수요가 정착된 탓에 가정용 매출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 등 카페업계는 영업 시간을 연장하되 좌석 간 거리는 유지하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했지만 방역에 구멍이 생긴 사례가 있어, 소비자와 직원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 좌석 수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마트도 위드 코로나 정책에 맞춰 모객 활동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이용객 확보를 목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연출을 평소보다 2주 일찍 시작하고,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에 13미터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통나무집 등을 전시했다. 그간 운영이 어려웠던 문화센터 오프라인 강좌도 증가세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강좌를 가을 대비 20%쯤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도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임산부 강좌를 개설하고 오프라인 강의를 400개로 늘렸다.

대형마트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에 소비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할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홈플러스는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6일·60만원 이상 구매한 회원을 대상으로 ‘VIP+’ 회원제를 운영해 쇼핑 쿠폰과 무료 주차권 제공해 나섰다.

여행 업계도 위드 코로나에 맞춰 국내외 여행 상품 강화했다. 여기어때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숙소 5만원 쿠폰을 발행한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전국 숙박 시설 1만곳이 대상이다.

해외여행 항공권 판매도 증가세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10월 유럽 노선 항공권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9월 대비 407.1% 높아졌고, 파리(337%), 런던(235.3%), 부다페스트(228.6), 취리히(100%) 순으로 항공권 수요가 급증했다. 위메프는 10월(1~25일) 해외 항공권 판매 데이터를 분석 자료를 토대로 거래액이 전월 대비 790%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