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소송 중인 SK브로드밴드와 협상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내자 SK브로드밴드가 화답했다. 단,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지급과 관련한 진정성 있는 협상 자세를 요구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4일 넷플릭스가 개최한 딘 가필드 부사장 기자간담회 직후 입장 자료를 통해 "넷플릭스가 대외적으로 협상 의지를 밝힌 건 반길 만한 일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측의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협상) 테이블에 앉을 뜻이 있다"며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가 한국의 콘텐츠 및 네트워크 생태계를 위해 책임 있는 모습을 다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필드 부사장은 한국 기자들과의 기자간담회에서 SK브로드밴드와 협상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SK브로드밴드와 한자리에 앉아서 논의하고 싶다"며 "SK브로드밴와 만나서 솔직하게 (논의하면)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의 갈등 국면에서 여러 차례 협상 의사를 전한 바 있다며 넷플릭스의 협상 제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외면하는 태도를 지속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진정성 있는 협상 자세를 요구했다. 가필드 부사장이 정부와 국회, 언론과의 만남에서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더했다.

SK브로드밴드는 망 이용대가 지급을 두고 넷플릭스와 민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11월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지급을 거부하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협상 중재를 요구했는데, 중재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이를 거부한 것이 소송 발단이 됐다.

넷플릭스는 방통위 중재 중이던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이용대가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판단 소송을 제기했다. 냇플릭스는 6월 열린 1심 판결 결과 패소하자 곧 항소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반소한 상태다. 반소는 민사 소송 과정에서 피고가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