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방지법 후속조치, 실효성 있나

이은주 기자
입력 2021.11.09 06:00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금지법과 관련한 후속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그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관련업계에선 구글의 후속조치가 법 취지에 전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 동안 업계가 요구했던 아웃링크 외부결제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데다가, 개발사가 자체 구축한 3자결제 방식도 구글이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취하기 때문이다.

/픽사베이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결제 시스템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구글은 4일 개발자가 앱 ‘내부’에서 구글 결제 시스템과 함께 제3자 결제 방식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9월 14일 시행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구글인앱결제 강제금지법)에 따른 후속조치로 개발자 스스로 구축한 결제방식을 이용할 때는 구글 결제 시스템보다 4%포인트(P) 낮은 수수료를 받는 것이 골자다.

관련업계는 이를 두고 구글이 오히려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꼼수'를 내놓은 것이라고 지적한다. 핵심 쟁점은 두가지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던 외부 결제에 수수료를 부과한 점과 낮춰줬다는 4%P가 오히려 구글 인앱결제를 이용할 때보다 과한 수수료가 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의 이번 정책이 구글 결제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외부결제’를 오히려 금지시켰다"고 주장했다.

인앱결제만 허용…외부결제는 금지

앞서 구글은 애플과 달리 앱 마켓 바깥에서 결제가 이뤄질 경우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구글의 앱 마켓인 구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만 개발사에 수수료를 요구했다. 구글은 개발사에서 수수료를 거둬서 일부를 신용카드사, 통신사, 간편결제사 등 결제 파트너에 떼어주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내놓으면서 구글은 그 동안 수수료를 받지 않던 외부결제에도 수수료를 부과했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는 구글 측에 제3자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현행 방식을 현상 유지해 달라고 했으나 그런 요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구글의 조치는 아웃링크 결제 방식 금지 정책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 외부에서 결제가 이뤄지면, 구글은 해당 앱에서 일어나는 결제액을 완전히 추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든 앱 내에서 결제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3자 결제하면 오히려 손해…실효성에 의문

제3자 결제에 따라 구글에 납부해야 하는 수수료가 과하다. 오히려 업계나 상황에 따라서 제3자결제를 이용할 때 부담해야 할 비용이 더 높은 경우도 발생한다. 사실상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하다시피한 셈이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항목별로 10∼30%인 결제 수수료는 외부결제 시 6∼26%로 인하된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앱 개발사가 외부 결제를 이용하면 오히려 더 많은 수수료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일례로 게임 앱이 구글 결제 시스템을 활용하면 30%만 내면 되지만 외부 결제를 쓰면 구글에 26%의 거래 수수료를 내고 나머지 4%로 외부 결제를 해결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결제수수료만 2%, 문화상품권·선불카드까지 고려하면 5% 정도, 결제업체 이윤까지 고려하면 수수료가 7~8%를 넘어 구글 결제를 쓸 때보다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구글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을 주장한 배경은 결국 수수료 압박을 피하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조승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글은 그동안 자유로운 결제방식이 보장됐던 웹툰, 웹소설, 음원 등 비게임 콘텐츠에 대해서도 ‘인앱'으로 결제하고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선택권을 주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결국 수수료 30%나 26%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업계의 이 같은 지적을 접수하고 구글이 관련 세부 내용을 방통위에 제출하면 시행령 위반 여부 등을 꼼꼼히 검토해 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9일 공개된 시행령 고시 초안에는 금지행위 세부 유형 중 하나로 "기타 경제적 이익 등에 관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제한을 부과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불합리한 차별 조건을 통해서 구글이 인앱결제를 실질적으로 강제하면 금지행위에 포섭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구글의 계획을 제출받은 이후에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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