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요청한 반도체 공급망 관련 자료를 시한인 이날 제출했다. 이들 기업은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외하고 자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를 맞은 9월 말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고객사 정보 등 민감한 정보 등 26개 항목의 설문을 제시하며 8일까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조선일보 D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조선일보 DB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오후 상무부에 관련 자료를 냈으며 민감한 정보는 제외하고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고객정보는 물론 재고량 등 기업 내부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뺐다. 제출 자료 모두 기밀로 표시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고객정보 등 내부적으로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제외했다. 일부 자료는 기밀로 표시해 제출했고, 재고량도 제품별이 아닌 컴퓨터용 등 산업별로 기재한 것으로 파악된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주력인 SK하이닉스는 일반에 공개되는 자료엔 자사가 미국이 심각하게 여기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연관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7일까지 67곳 기업이 자료를 제출했다. 상무부의 검토를 거쳐 사이트에 게시된 기업 수는 7일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40개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료는 아직 연방 사이트에 게시되지 않았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5일 특정 고객 자료 등 기밀 정보를 빼고 비공개로 자료를 제출했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이스라엘의 파운드리 기업 타워세미컨덕터 등도 자료를 제출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8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모든 반도체 공급망 업체의 CEO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며 "이들은 강력하고 완전한 데이터 제출을 약속했고 지금까지 모두 협조적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출한 자료가 불충분할 경우 추가 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