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백여년간, 코카콜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총아이자, 자본주의 번영의 상징였다. 그러던 코카콜라가 소비자 건강과 지구 환경에 역행하는 공공의 적이 되는덴 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콜라 한 병에 담긴 그 격변의 부침과 그에 따른 생존 전략을, 이들의 특허를 통해 따라가 본다.
나쁜 콜라, 착한 콜라
UNEP(유엔환경계획)은 각국 환경단체들과 매년 ‘전세계 쓰레기 브랜드’를 조사해 발표한다. 각국 쓰레기를 분석, 어느 회사 제품이 가장 많나를 집계하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코카콜라는 3년 연속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세계 1위 기업으로 꼽혔다. 지난해에도 51개국에서 총 1만2834개의 이 회사 상표 쓰레기가 수거돼, 최악의 쓰레기 업체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원더플(ONETHEPL)’이란 캠페인을 통해, 기존 초록색 스프라이트 플라스틱 병을 무색투명한 페트병으로 바꿔, 재활용율을 높혔다. 씨그램 페트병을 감싸던 비닐 라벨도 없애, 분리수거를 보다 용이하게 만들었다. 콜라캔 6개를 한 데 묶는데 쓰이는 ’플라스틱 식스팩 링‘도, 종이 재질의 친환경 골판지로 교체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선 콜라를 종이병에 담아 판다. 유려한 곡선의 유리병이나, 강렬한 빨간색 금속캔 콜라의 향수를 아쉬워하는 소비자도 아직 적잖지만, 코카콜라는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눈치다.
그럼 이같은 태세전환이 그들의 특허 포트폴리오에는 어떻게 녹아 있을까. 아래 인포그래픽은 총 1761건에 달하는 코카콜라 보유 US특허 문헌 속 기술키워드를, AI기법을 통해 출현빈도 순으로 굵고 크게 도식화한 거다. 칼로리가 전혀 없다는 뜻의 ‘Non Caloric’을 비롯해 Caloric Natural(천연 칼로리), water treatment(정수처리), Juice Concentrate(농축 주스) 등 탄산음료 회사 특허라곤 볼 수 없는 신용어들이 속속 등장한다. 건강과 환경을 정조준한 코카콜라의 변신 노력이, 이들의 특허에 고스란히 배어있는 셈이다.
예컨대, 2021년 4월 코카콜라는 ‘레몬-도우’라는 상표와 관련 로고를 출원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다른 음료수가 아니다. 물이다."
지난 1980년대 코카콜라의 최고 전성기를 일궈낸 전 CEO 로베르토 코이주에타의 말이다. 하지만, ESG 경영이 전지구적 이슈로 떠오른 21세기 지금 코카콜라에게 물은, 그리고 환경과 건강은 더 이상 경쟁의 대상이 아니다. 공생과 협력의 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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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동 IP컬럼리스트
윕스 전문위원과 지식재산 전문매체 IP노믹스 초대 편집장, 전자신문 기자 등을 역임했다. EBS 비즈니스 리뷰(EBR)와 SERICEO에서 ‘특허로 보는 미래’를 진행중이다. IP정보검색사와 IP정보분석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서로는 △특허토커 △글로벌 AI특허 동향 △특허로 본 미래기술, 미래산업 등이 있다. 글로벌 특허전문 저널 英 IAM 선정 ‘세계 IP전략가 300인’(IAM Strategy 300:The World’s Leading IP Strategists)에 꼽혔다. ㈜ICTK홀딩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