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도 잘나간다. 같은 현대차 차량 대다수는 계약 후 납기까지 하는 데 수개월이 걸리지만, 쏘나타는 빠르면 계약후 1주만에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소나타는 시장에서 많이 팔리지 않았던 탓에 재고 물량이 많은데, 오히려 이런 상황이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인 8세대 쏘나타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인 8세대 쏘나타 / 현대자동차그룹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쏘나타는 국내 운전자의 계약 이후 납기에 최장 4주쯤이 걸리며, 빠르면 1주내외로 차량을 받을 수 있다. 1주안에 받을 수 있는 차량은 11월 이전에 생산된 재고 모델들이다.

쏘나타는 8세대 모델 출시 이후 지지부진한 판매량으로 인해 생산량 대비 계약이 적었다. 올해 3월에는 재고관리를 위해 생산을 일시중단할 정도였다. 현재도 현대차는 생산일에 따라 일부 쏘나타의 재고할인을 진행중이다.

다른 현대차 차량 대다수는 계약 후 납기까지 장기간 대기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문제와 증가한 신규 차량 계약 때문이다. 쏘나타와 비슷한 기간으로 납기 가능한 차량은 최근 생산량을 2만대 늘린 팰리세이드, 수요가 아직 적은 수소차 넥쏘(NEXO) 정도다.

싼타페 하이브리드(HEV)의 경우 최장 9개월쯤 대기해야하며, 아반떼 하이브리드(HEV)도 평균 5개월이상 대기가 예상된다. 그랜저도 2.5엔진을 탑재한 모델의 경우 2.5개월쯤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 아이오닉5는 평균 8개월, 제네시스 GV60은 1년쯤 대기가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반도체 대란에도 남는 쏘나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꾸준히 생산년월에 따른 할인을 펼친다. 올해초에도 상당폭 할인을 진행했으며, 7~10월간 월에 따라 3~5%쯤 할인을 진행했다. 11월은 코리아 세일페스타를 겸해 2021년 10월에 생산된 차량의 경우 3%쯤의 할인이 적용되며, 9월 이전에 생산된 차량부터는 7%의 할인이 들어간다.

3~7% 할인은 8세대 쏘나타의 가격을 평균 3000만원쯤으로 책정했을 때 90~200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계약자가 원하는 옵션을 갖춘 재고 차량을 만나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있지만, 상당한 폭의 할인이다보니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게 된다.

기약없는 차량 납기에 지치거나 겁을 먹는 일부 소비자는 상대적인 빠른 납기와 재고할인을 보고 쏘나타로 발걸음을 옮긴다. 2021년 9~10월 쏘나타 8세대 내수 판매는 7595대로, 전년 동기 내수판매인 7002대보다 8%쯤 올랐다.

반면 같은 세단군에 속한 아반떼(N 포함)의 9~10월 내수 판매는 8585대로 전년 동기(1만7452대)의 절반쯤으로 감소했다. 그랜저도 1만2664대를 판매해 2020년 9~10월의 56%쯤에 그쳤다.

현대차 영업일선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빠른 납기가 가능한 차량을 찾는 고객이 재고할인을 겸해 쏘나타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꽤 된다"며 "재고할인을 꾸준히 하면서 기존 쏘나타 재고 물량을 꽤 소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남은 재고도 있어 생산일에 따른 할인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