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를 앞두고 김난도 교수가 ‘트렌드 코리아 2022’를 내놨다. 표지 색도 회갈색이다. 웅비하는 호랑이의 털색이라고 설명한다. 답답한 코로나 시국에서도 자연이 주는 차분함과 믿음을 잃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트렌드 전망을 예측하는 책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예스24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11월 둘째 주를 기준으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2022는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새로운 미래 기술과 연계한 경제 및 비즈니스 전망서들도 쏟아지고 있지만, 트렌드 전망서를 찾는 독자들은 올해도 큰 폭으로 늘었다고 한다.

이는 김난도 교수가 서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사회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트렌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졌는데,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트렌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훨씬 더 절실해졌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본다면, 2년이면 적응을 완료했고, 2022년은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의 트렌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호랑이처럼 포효하느냐, 고양이 울음에 그치느냐’가 달려있다는 얘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11일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 자료에서 내년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위험이 축소되면서 4.6%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가 코로나19를 털어내고 큰 폭의 반등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중국의 무역갈등,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등의 불안한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신간 ‘세계미래보고서 2022’에서 저자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와 제롬 글렌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은 "코로나19는 변화의 흐름을 20년 가까이 앞당겼다"며 우주 시대, 로봇과의 동거, 노화의 종말 등 새롭게 재편된 세상에서 살아갈 신인류가 만들어가는 세상을 조명했다.

다양하게 쏟아지는 2022년 전망의 공통점은 새로운 원년이다. IT조선이 올해로 세 번째 진행한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에 참가신청을 낸 기업들의 면면을 접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변화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한층 더 빨라진 변화의 속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혁신일 것이다.

한층 빨라진 변화의 속도에서 새로운 원년은 사실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위기가 클수록 기회도 크게 온다는 말이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1일, 2022년 우리나라 경제가 내수 회복에 힘입어 3%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22년, 우리 모두가 포효하는 호랑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이윤정 디지털문화부장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