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을 위해 데스크톱 PC를 새로 산 이들이 많다. 원격으로 업무를 보거나 수업을 듣기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보다 PC가 화면도 크고, 문서 및 과제 작성 등에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산 PC를 그저 업무용, 수업용으로만 쓰기는 아깝다. 특히 사용하지 않을 때 꺼진 모니터를 보면 괜히 자리만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유튜브 등을 시청할 수도 있고, PC 사양이 괜찮다면 게임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도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하면 재택·온라인 수업용으로 산 PC의 모니터가 놀지(?) 않도록 200% 활용할 수 있다.

재택 근무·온라인 수업용으로 산 PC의 모니터는 잘 이용하면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알파스캔 AOC U27P2C 4K UHD USB-C 모니터 / 최용석 기자
재택 근무·온라인 수업용으로 산 PC의 모니터는 잘 이용하면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진은 알파스캔 AOC U27P2C 4K UHD USB-C 모니터 / 최용석 기자
스마트폰, 태블릿의 작은 화면을 PC 모니터로 크게 즐기자

요즘 소비자들이 PC를 잘 안 쓰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존재다. 덩치 크고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PC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만 있으면 인터넷 검색은 물론,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 모바일 게임 등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재택 시대로 접어들어 PC를 장만하고서도 업무나 수업이 없을 땐 여전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여다보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작은 화면은 밖에서 이동하면서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이지만, 장시간 실내에서 들여다보기에는 너무 작다. 억지로 작은 화면으로 장시간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시력만 떨어지기 쉽다.

그럴 때 재택용으로 산 PC용 모니터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확장용 모니터로 사용하면 된다. ‘타입C → HDMI’ 방식의 변환젠더 또는 변환 케이블만 있으면 간편하게 모니터의 HDMI 입력에 연결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작은 화면을 모니터의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작은 화면으로 보던 콘텐츠를 PC용 모니터의 큼직한 화면으로 보면 보기도 편할뿐더러,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만약 쓰고 있는 모니터가 처음부터 타입C 입력을 지원하는 모니터라면 큰 화면으로 출력하면서 동시에 충전까지 할 수 있다. 타입C가 아닌 구형 마이크로B 단자를 쓰는 스마트기기도, 해당 기기가 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기능을 지원하면 HML 전용 케이블을 이용해 일반 모니터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놀고 있는 모니터를 콘솔 게임용 모니터로

코로나 팬데믹의 장기화 이후, 게임은 실외 활동이 부족한 이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여가활동용 솔루션으로 재조명받았다. 특히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은 물론,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위치’ 등 콘솔 기반 게임 시장도 급격히 커졌다.

재택 근무·온라인 수업용 PC 모니터를 콘솔 게임기용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왼쪽부터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 닌텐도 스위치) / 각사 제공
재택 근무·온라인 수업용 PC 모니터를 콘솔 게임기용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왼쪽부터 플레이스테이션5, 엑스박스 시리즈X, 닌텐도 스위치) / 각사 제공
싱글 게임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전용 컨트롤러를 사용하는 콘솔 게임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주로 사용하고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 PC용 게임, 터치 인터페이스에 특화된 모바일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다만 자체 디스플레이가 있는 ‘스위치’를 제외하면 화면 출력을 위한 별도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평소 같으면 거실의 큰 TV에 연결해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겠지만, 코로나 시대 거실의 TV는 다른 식구들이 차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럴 때 재택용 PC 모니터를 콘솔 게임용 모니터로 사용하면 된다. 거실 TV보다는 작지만, 누구의 방해 없이 자유롭게 콘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화면이 작은 스위치 역시 모니터에 연결해 사용하면 훨씬 크고 보기 좋은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고전 게임 콘솔(?)도 즐겨볼 만 하다. 닌텐도의 패미컴과 슈퍼패미컴, 세가의 메가드라이브, SNK의 네오지오 등 클래식 게임 콘솔의 제조사들이 복고 열풍을 타고 고전 명작 게임들을 한데 모은 패키지 형태의 복각 게임기를 출시했는데, 이들 역시 모니터에 연결해 좀 더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고전 게임 마니아라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 하다.

재택용 모니터가 훌륭한 스마트TV로 변신

최근 TV 시장에 자체 운영체제(OS)를 갖추고 추가 앱을 설치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스마트TV 제품이 인기다. 유선 또는 무선 인터넷 회선만 있으면 별도의 IPTV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별도의 셋톱박스가 없어도 유튜브나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디즈니플러스 등 다양한 OTT 서비스와 콘텐츠를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재택 시장을 노리고 모니터의 스마트TV 기능을 넣은 ‘스마트 모니터’도 여럿 출시됐을 정도다.

일반 TV나 모니터를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TV로 만들 수 있는 ‘우노큐브 호메틱스 박스큐’ 셋톱박스 / 우노큐브
일반 TV나 모니터를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TV로 만들 수 있는 ‘우노큐브 호메틱스 박스큐’ 셋톱박스 / 우노큐브
그러나 이미 잘 쓰고 있는 TV가 있는 마당에, 스마트TV를 새로 장만하는 것은 교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아깝다. 안방이나 서재 등에 설치하려면 설치 공간 확보가 걸림돌이다. ‘스마트 모니터’는 편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작정하고 사지 않는 한 화면 크기에 비해 비싸 ‘가성비’가 떨어진다.

이미 재택용 모니터가 있다면 스마트TV 기능을 제공하는 소형 셋톱박스만 따로 사서 연결하면 훌륭한 스마트TV로 변신한다. 지난해 출시돼 업계의 화제가 됐던 ‘우노큐브 호메틱스 박스큐’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구글과 넷플릭스의 정식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 콘텐츠를 최대 4K UHD 화질로 즐길 수 있다. 재택용 모니터에 연결하면 나만의 스마트TV가 뚝딱 생긴다.

추가로 앱을 설치하면 웨이브와 왓챠는 물론, 디즈니플러스 등 현재 정식 서비스 중인 거의 모든 OTT 서비스를 시중의 스마트TV 제품들과 동일하게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리모컨을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의 음성인식 검색 기능도 지원한다. 가격도 11월 현재 10만원 안팎으로, 스마트TV를 따로 사는 것보다 훨씬 싸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