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기로 접어들면서 이동성을 고려한 노트북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수업은 화면 크고 다루기 편한 데스크톱PC가 훨씬 유리하지만, 실외활동이 늘어날 수록 ‘이동’이 가능한 점에서 노트북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연말 홀리데이시즌과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다양한 노트북 할인 프로모션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다만, 2022년 새해가 코앞으로 다가왔고, 각종 IT 신기술과 전략상품이 쏟아져나올 CES도 이번엔 제대로 열릴 모양새다. 싸고 혜택이 좋다고 지금 당장 노트북을 샀다가 더 좋은 신제품이 불쑥 등장하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

노트북의 주요 용도별로 지금 당장 노트북을 사도 좋을지, 아니면 미루는게 좋을지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다.

일반 사무 업무용으로 쓸 노트북이라면 11월 현재 가장 최신 노트북으로도 충분하다. 에이수스의 ‘젠북 14X OLED’ 제품 / 최용석 기자
일반 사무 업무용으로 쓸 노트북이라면 11월 현재 가장 최신 노트북으로도 충분하다. 에이수스의 ‘젠북 14X OLED’ 제품 / 최용석 기자
업무용 노트북은 당장 사도 후회할 일 없어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트북 중에서도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는 단연 업무용 노트북이다. 재택용 PC를 노트북으로 구매한 이들은 좀 더 여유가 있겠지만, 당장 현장으로 복귀하는 이들일수록 쓸만한 업무용 노트북을 찾을 수 밖에 없다.

11월 현재 기준으로, 업무용으로 쓰기 좋은 초경량·초박형 노트북 부문은 인텔 11세대 또는 AMD 4세대 ‘세잔’ 프로세서를 탑재해 쓸만한 성능과 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이 수두룩하다. 성능이나 장점 등이 충분히 알려져있고, 가격 변동폭도 모두 안정화된 상태다.

특히 이들 초경량·초박형 노트북 제품군은 당장 신제품이 나와도 성능이나 기능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다. 초경량·초박형 노트북일수록 저전력 프로세서를 쓴 제품이 많은 만큼, 신제품이 나와도 성능이 급격히 향상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참에 여기저기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모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해 구매하는 것이 낫다.

애플 맥북의 경우도, 일반 업무용도로는 여전히 M1칩 기반 맥북 에어가 안성맞춤이다. M1프로, M1맥스를 탑재한 신형 맥북 프로가 나왔지만, 콘텐츠 제작 등 전문적인 용도로 쓸게 아니면 대부분의 업무에서 일반 M1칩의 성능만으로 충분하다.

게이밍 노트북 역시 당장 구매하는 것이 유리

게이밍 노트북 분야는 업무용 노트북에 비해 약간 고민할 요소가 있다. 다가오는 CES 2022에서 인텔이 노트북용 12세대 프로세서와 이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고 / 인텔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 로고 / 인텔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로 선보인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는 노트북용 모바일 제품을 먼저 선보이던 기존의 행보와 달리, 데스크톱용 고성능 제품을 먼저 선보였다. 최신 제조 공정과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에 힘입어 이전 11세대보다 월등히 향상된 성능을 발휘,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만큼 12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차세대 노트북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그런데 ‘게임용’으로 사용 범위를 한정시키면 반드시 12세대 프로세서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기존 14나노 공정으로 만든 데스크톱용 11세대 프로세서와 달리, 노트북용 11세대 H시리즈 프로세서는 이미 12세대와 동급인 10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만큼 공정차이로 인한 향상점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12세대 프로세서의 핵심인 하이브리드 코어 구성도 게임에서는 큰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아무리 최신 게임이라 해도 실제 사용하는 코어는 평균 6개 이내인 데다, 게임에서는 고성능 퍼포먼스 코어만 사용할 뿐 고효율 에피션트 코어는 게임에서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최신 게이밍PC의 성능은 CPU보다는 여전히 GPU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의 여파로 12세대 기반 최신 노트북이 제때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장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성능도 충분히 검증된 인텔 11세대 H시리즈 또는 AMD 4세대 프로세서 기반 최신 게이밍 노트북이 더 나을 수 있다.

콘텐츠 작업용 노트북, 급하지 않으면 상황을 보고 구매해야

가장 고민을 많이해야 할 분야는 동영상이나 고화질 이미지 3D 그래픽 등을 다루는 전문 작업 용도의 노트북이다. 일단 애플 맥으로 작업을 하는 이들은 고민할 것 없이 새로 나온 M1 프로, M1 맥스 기반 신형 맥북 프로를 선택하면 된다.

애플 맥 사용자는 작업용 노트북으로 M1프로·M1맥스 기반 신형 맥북 프로(사진)를 선택하면 된다. / 애플
애플 맥 사용자는 작업용 노트북으로 M1프로·M1맥스 기반 신형 맥북 프로(사진)를 선택하면 된다. / 애플
하지만 윈도 기반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이들은 앞서 언급한 인텔 12세대 기반 신형 노트북이 변수로 작용한다. 게임에서는 큰 성능 차이가 없다 하더라도, 콘텐츠 작업 등에서는 현재 11세대 노트북에 비해 큰 폭의 성능 차이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데스크톱용 12세대 프로세서의 소비전력과 코어 구성을 노트북용 사양으로 조절해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가 유출됐는데,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애플 M1 프로, M1 맥스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게임에 비해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서 인텔 12세대 프로세서의 잠재력이 상당하다는 의미다.

특히 콘텐츠 작업용 PC는 시스템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렌더링이나 인코딩 등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생산성과 업무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다. 당장 작업을 처리할 PC가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12세대 노트북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구매를 결정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의미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