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세대를 중심으로 아이돌 굿즈(Goods) 재테크가 활발히 펼쳐진다. 발 빠르게 한정판을 구입한 후 당근마켓 등 중고상점을 통해 되팔며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수십배의 차익을 거둘 수 있어 용돈벌이로 삼기에 좋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원의 지분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아티스트를 응원하며 동시에 재테크도 할 수 있다.

중고나라 아이유 시즌그리팅 거래 글 / 중고나라 갈무리
중고나라 아이유 시즌그리팅 거래 글 / 중고나라 갈무리
아이돌 굿즈 거래는 당근마켓·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주로 일어난다. 방탄소년단, 아이유 등 한정판 상품 등이 적게는 몇천원에서 많게는 몇십만원에 거래된다.

캘린더 등이 포함된 ‘아이유 시즌 그리팅' 상품은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매겨진다. 2015년 버전 등 시간이 지난 제품은 10만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는다. 최신 제품의 가치도 상당하다. 2022년 버전의 가격은 정가의 두 배쯤인 8만원대에 거래된다.

값이 매겨지지 않은 ‘비매품'의 경우 인기가 더 높다. 5월 맥도날드가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선보였던 BTS세트에 포함됐던 ‘BTS 포토카드'의 경우 현재 중고나라를 통해 1만원대에 판매된다.

한정판 아이돌 굿즈를 활발하게 거래하는 연령대는 주로 10대다. 중고나라 측은 전체 아이돌 굿즈 거래에 동참한 사람 수가 80만명 이상이고, 이 중 10대 여성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남자 아이돌 카테고리에서는 ‘방탄소년단’과 ‘몬스타엑스' 굿즈 거래가 활발하다. 여자 아이돌 카테고리에서는 ‘아이유', ‘프로미스나인', ‘아이즈원' 관련 상품 거래가 많고, 기타 아이돌 분야에서는 ‘김선호', ‘박효신', ‘임영웅' 등 연예인 관련 상품이 인기다.

아이돌 굿즈 거래 참여자 성별을 살펴보면 10명 중 7명은 여성이다. 남자 아이돌 카테고리 거래 참여자 성별은 9대 1로 여성이 많고, 여자 아이돌 부문 거래에는 그나마 남성이 전체 거래의 60%를 차지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10대 여성층 아이돌 굿즈 거래가 활발하다"며 "초등학생들이 아이돌 굿즈를 통해 중고거래 플랫폼에 입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이돌 굿즈 거래액도 증가세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2019년 월평균 9억8000만원이던 아이돌 굿즈 거래액은 2020년 12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번개장터의 아이돌 굿즈 거래건 수는 전체 중 7.3%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는 Z세대(2000~2012년생)가 직접 아이돌 굿즈를 제작하고 판매한다고 분석했다. 아이돌 팬들이 주로 이용하는 트위터에서 아이돌 굿즈가 언급된 횟수도 증가세다. 2018년 215만건에서 2020년에는 284만건으로 2년 사이 69만건 늘었다.

10대들의 아이돌 굿즈 열풍에 뷰티 업계도 한정판 상품을 속속 출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탄소년단과 손잡고 '방탄소년단·아모레퍼시픽 립 슬리핑 마스크 퍼플 에디션’을 최근 선보였다. 미국 시간으로 11월 27~28일과 12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SoFi)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LA' 공연 일정에 맞춰 선보인 한정판이다. 국내서는 26일부터 미국에서는 27일부터 제품을 판매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서 열리는 공연인 만큼 대부분의 물량을 미국에서 팔고, 한국에는 소량만 푼다.

뷰티 상품과 아이돌을 융합한 상품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이미 검증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뷔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잠깐 사용한 립밤 상품의 경우, 영상에 노출된 후 국내외 온라인몰에서 품절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팬 사이에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원 저작권 지분을 구매하는 음원 재테크에 뛰어들기도 한다. 뮤직카우 등 음원 지분 거래 플랫폼을 통해 증권화된 음원 저작권 일부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할 수 있고 노래가 인기를 얻으면 투자 차익도 노릴 수 있다. 콘텐츠 업계는 음원 저작권 연평균 수익률은 35% 수준으로 본다. 예를 들어 1만원을 투자하면 매년 3500원씩 벌 수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