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가상인간’ 기술, 어디까지 왔나

박소영 기자
입력 2021.11.28 06:00
메타버스 주요 키워드로 가상인간이 떠오른다. 사람보다 더 사람같고 좀 더 흡사한 가상인간을 만들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가상인간이 새로운 마케팅, 광고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K-팝 버추얼 휴먼 아이돌 ‘이터니티'가 패션매거진 ‘마리끌레르' 12월 화보에 등장했다. / 펄스나인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 인플루언서가 또 다른 수익 모델로 떠오른다. 미국 대표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는 연간 수입액이 130억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만든 ‘로지’는 올해 10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다양한 형태의 가상인간이 개발되는 배경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마케팅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은 기존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 인플루언서에 실시간 트렌드를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실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와 달리 스케쥴도 자유롭고 고객사가 원하는 방식의 표현을 자유자재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리서치앤마켓은 "앞으로 패션이나 라이프 스타일 산업에서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두드러지게 활용될 것이다"라고 했다.

가상 인플루언서 3가지 방식으로 구현

현재 개발 업체는 ▲얼굴 합성 ▲풀 3D 구현 ▲현실인물 기반의 가상인간 구현 등 총 3가지 형태로 가상인간을 창조한다. 몸은 현실인간의 모습을 빌리고 얼굴만 가상의 형태로 구현하거나,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가상의 인간을 만들거나, 현실세계의 아이돌이나 인플루언서를 가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특히 현실의 아이돌을 가상인간으로 구현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활용하는 시도는 팬덤층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확장현실(XR) 전문 기업 에프엑스기어는 지난 8월 메타버스 스터디윗미 콘텐츠를 개발하며 아이돌그룹 BAE173 멤버 남도현 군을 모델링 했다. 라이트필드 비디오 기술을 사용해 머리카락의 디테일을 살려 실시간 렌더링으로 구현하고 자연스러운 헤어스타일과 피부질감을 표현했다.

얼굴과 목소리 만들기에도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다. 컬쳐 콘텐츠 인공지능(AI) 기업 클레온은 가상인간 ‘우주’와 ‘은하’를 만들 때 딥휴먼 기술을 사용했다. 사진 한 장과 30초 음성으로 영상을 실시간 합성하는 기술이다. 클레온은 나아가 가상인물 챗봇 ‘클론'을 만들어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성별뿐 아니라 직업, 체형, 목소리 세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클레온 측은 "해당 기술로 누구나 쉽게 가상 인간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I 기술 기반 가상인간을 만드는 네오사피엔스 역시 AI 성우 서비스, 타입캐스트를 제공한다. 150여개가 넘는 음성을 제공해 이용자가 스스로 감정과 톤을 조절할 수 있다.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구현한 가상인간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네오사피엔스의 목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간과 분간 안 될 정도로 완벽한 형태의 가상인간을 만드려는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가상 인플루언서 ‘질주’를 공개한 김세규 비브스튜디오스 대표는 "디즈니처럼 타깃층을 특정한 애니메이션 속 가상인간이 아닌 실사에 가까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데 다양한 3D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인간 인기, 거품일까

일각에서는 가상인간 인기 현상이 거품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펄어비스의 메타버스 게임인 ‘도깨비' 트레일러가 공개됐을 때 일반 대중이 열광한 것처럼 아직까지 만화적 감성을 가미한 캐릭터에 수요가 더 존재하는 듯 하다"며 "불쾌한 골짜기(현실과 근접한 캐릭터에 느껴지는 불쾌감) 현상도 한몫하기 때문에 가상인간 시장의 성장세를 아직은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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