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가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재상장과 함께 유망 산업 분야인 블록체인·메타버스 투자 소식을 전했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확대해 삶의 일부이자 연장선이 될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쯤을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다고 29일 밝혔다. 동시에 카카오 계열 넵튠 자회사인 3차원(3D) 디지털 휴먼 제작 기업 온마인드의 지분 40%도 확보한다는 소식을 더했다.
SK스퀘어는 코빗 지분 35%쯤을 인수한다. 최대 주주인 NXC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셈이다.
코빗은 금융위원회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으로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수리가 완료된 가상자산사업자다.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거래소이기도 하다. 코빗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과 원화 구매 거래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NXC에 인수된 넥슨의 관계사다.
SK스퀘어는 사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ICT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 영역을 선점하고자 이번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 금액은 약 3584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 거래액보다 450조원 많은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SK스퀘어 측은 "가상자산거래소 사업은 제도권 법제화 단계에 진입했다. 향후 혁신적인 플랫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며 "코빗 지분 인수로 SK스퀘어 순자산 가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SK스퀘어는 코빗과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협력한다. 코빗은 대체 불가 토큰(NFT)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SK가 보유한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와 콘텐츠 플랫폼인 플로와 웨이브, 앱 마켓인 원스토어 등과 연계해 혁신적인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온마인드 통해 SK 메타버스 생태계서 디지털 휴먼 셀럽 선보인다
SK스퀘어는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해 보통주와 전환우선주를 포함, 40%의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
온마인드는 2020년 4월 설립한 회사로 그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 자회사로 편입된 비상장 회사다. 자체 개발한 3D 디지털 휴먼 구현 기술과 실시간 렌더링 기술로 글로벌 그래픽 분야 선도 기업인 유니티, AMD 등과 협력하고 있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 휴먼 수아(SUA)는 유니티 코리아와 광고 모델 계약을 맺기도 했다.
SK스퀘어는 코빗과 마찬가지로 이프랜드, 플로, 웨이브 등과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온마인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휴먼 기술을 활용해 이프랜드에서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고, 플로와 웨이브에서 디지털 휴먼 셀럽을 만들어 인기 아티스트로 육성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는 온마인드 지분 인수를 통해 카카오와 메타버스 사업에서도 동맹을 확장하게 됐다. 앞서 SK는 2019년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한 후 전략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총 200억원 규모 ESG 공동 펀드 조성하고 초거대 AI 모델(GPT-3) 공동 개발을 진행했다.
SK스퀘어는 이를 통해 해당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이용자가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 재화를 거래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 가상 재화를 현금화하는 환경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K스퀘어는 블록체인, 메타버스와 같이 미래 혁신을 이끌 ICT 영역에 지속해서 투자해 매력적인 투자 전문 회사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