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식 홈페이지에서 30만원쯤에 판매되는 DC콤보 어댑터의 ‘되팔이’가 성행한다. 비싸게는 40만원을 넘어 정규 판매가의 1.5배를 넘는 금액에 중고장터에서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DC콤보 어댑터 품귀로 인한 현상이지만 테슬라코리아는 마땅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DC콤보 어댑터는 CCS1 단자를 표준으로 쓰는 국내 다수 전기차 충전기를 모델 3와 모델 Y 등 테슬라 차량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액세서리다. 테슬라는 CCS1 충전 단자와 다른 자체 규격의 충전 단자를 전기차에 채용하고 있다. DC콤보 어댑터 등이 없다면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 등 테슬라 전용 충전소만 이용할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 공식홈페이지에서 재고없음으로 나오는 DC콤보 어댑터(왼쪽)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에 거래된 모습 / 이민우 기자
테슬라코리아 공식홈페이지에서 재고없음으로 나오는 DC콤보 어댑터(왼쪽)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에 거래된 모습 / 이민우 기자
29일 번개장터와 당근마켓·네이버 커뮤니티 등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을 확인해보면, ‘DC콤보’ ‘CCS1’ 등으로 등록된 테슬라 DC콤보 어댑터는 최소 35만원쯤부터 거래된다.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매물의 경우 45만원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도 존재한다.

테슬라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DC콤보 어댑터 가격은 29만9200원이다. 중고장터에서 값싸게 거래되는 최저가도 20%쯤 웃돈이 붙었지만, 최저가는 물론 40만원 이상 또는 정규가격의 1.5배인 45만원쯤에도 구매가 성사되는 경우도 많다.

테슬라 DC콤보 어댑터는 모델 3와 모델 Y 등을 테슬라 전용 전기차 충전소가 아닌 곳에서도 충전할 수 있게 하는 액세서리다. 테슬라 전기차는 자체 전기차 충전 단자를 쓴다. 국내 표준인 CCS1 충전기 단자와 호환되지 않는다. DC콤보 없이는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차저 등만 사용해야 해 고속도로나 장거리 주행 시 테슬라 소유주 불편이 컸다.

테슬라 DC콤보 어댑터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했다는 정 모 씨는 "DC콤보 어댑터를 막상 사용하지 않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렸는데, 몇 분 만에 여러 명이 구매의사를 보내왔다"며 "40만원쯤 가격에도 걸림돌 없이 거래가 이뤄져, 10만원이상 차익을 보고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내 한 빌딩 주차장 안에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 / 이민우 기자
수도권 내 한 빌딩 주차장 안에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 충전소 / 이민우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테슬라 DC콤보 어댑터가 정규가 보다 높게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이유는 제한적으로 풀린 물량 때문이다. 테슬라코리아는 10월 19일부터 테슬라 DC 콤보 어댑터 판매를 시작했다. 10월 25일까지는 우선권을 보유한 테슬라 차량 소유주에게 판매했고, 10월 26일부터는 모델 3와 모델 Y 등을 구매한 모든 소유주에게 판매를 시작했다.

처음 준비한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고, 이후 한 달쯤 경과한 11월 23일 한차례 물량이 재입고 돼 구매가 이뤄졌다. 2차로 제공된 물량도 당일 모두 소진돼 29일 현재 ‘재고없음’ 상태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테슬라코리아측은 아직 테슬라 DC 콤보 어댑터의 재입고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 추후 재입고 시 메일로 알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11월 2차 구매에서 이메일을 등록했으나 메일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테슬라 소유주의 불만이 커진다.

테슬라코리아 스토어 관계자는 "DC콤보 어댑터가 언제쯤 재입고될지 정확한 날짜를 특정하긴 어렵다"며 "현재는 재입고 시 알람을 위해 이메일을 등록하는 방식을 전달하고 있으며, 스토어 등 오프라인 판매 관해서도 아직 정확히 전달된 사안은 없다"고 답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