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18세기 초기(1701년 ~ 1733년) 제작 작품들의 경매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18세기 초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1998년부터 2020년까지 총 37명의 작가의 157작품이 163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지난 칼럼에서 다룬 17세기에 제작된 작품들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총 44명의 작가의 114작품이 122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1998년부터 2020년까지 거래된 이 작가들의 작품 낙찰가 평균은 약 1억7000만원으로 약 8000만원이었던 17세기 제작 작품들의 평균 가격보다 더 높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1725년 영조 1년에 제작됐다. 2015년 12월 16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서울옥션이 주최한 ‘서울옥션 미술품경매’에서 35억2000만원에 낙찰된 청량산 괘불탱이다.

청량산 괘불탱은 원래 경북 봉화군 청량산에 있는 청량사의 소유였으나 불교미술품 수집가인 권대성 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2015년 경매에 나오게 됐다고 한다. 권 씨는 30여 년간 문화재 8000여 점을 모아 사설 박물관을 만들었는데 최근 박물관 건물을 포함한 재산을 경매로 처분하면서 이 괘불탱도 함께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채널 A 2015년 12월 16일 "청량산 괘불탱 35억 낙찰…최고가 경신")

다음 표는 위 작품들의 작품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위 표를 보면 18세기 초기 제작 작품들은 1999년부터 2020년까지 거래되기는 했으나 매우 띄엄띄엄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2015년에 거래된 약 90여억원 중 35억원이 청량산 괘불탱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18세기 초기 제작된 작품들이 2015년에 유독 많이 거래됐음을 알 수 있다. 2015년을 제외하면 18세기 초기 제작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10억원 이하의 거래량을 보였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위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같은 기간 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05에서 2.58 사이에서 변화했다. 다른 작품군과 비교했을 때 18세기 초기 제작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90억원 이상의 거래량을 보인 2015년의 컨센서스 밴드가 매우 넓었다는 것은 18세기 초기 제작 작품들의 가격을 추정하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18세기 초기에 제작된 작품의 경매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이번 칼럼을 위해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그룹의 데이터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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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