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의 내부거래가 감소하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 IT 서비스 빅3 기업들은 그룹사의 일감을 통해 성장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상장을 염두에 둔 LG CNS에는 껄끄러운 시선일 수 있다. 그룹사에 의존하는 형태의 SI(정보시스템 통합) 사업만으로는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 가치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는 더욱 떼고 싶은 꼬리표인 셈이다. 2021년 상장 준비를 본격화 한 LG CNS의 그룹사 매출 비중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 CNS 마곡사옥 / LG CNS
LG CNS는 2021년 여러 차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 계열사의 일감은 물론 LG,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등 일부 계열사와의 거래가 최근 ‘동일인 등 출자 계열회사와의 상품·용역거래’보다 20% 이상 줄었다고 공시했다.

눈에 띄게 내부거래가 준 곳은 LG그룹에서 분리된 LX그룹의 계열사들이다. 구체적으로 ▲LX세미콘(구 실리콘웍스)▲LX인터내셔널(구 LG상사) ▲LX(구 LG하우시스) ▲LXMMA(구 LG MMA)가 있다.

LX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액은 2020년 3분기 기준 472억원이었다가 2021년 3분기 239억원으로 49%나 감소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과의 거래도 크게 줄었다. 2020년 3분기 412억원이었던 내부거래액은 268억원으로 1년 만에 35% 감소했다.

반대로 LG전자,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와 LG CNS 일부 해외 법인과의 내부거래는 오히려 늘어나 전체 내부거래율은 2020년 3분기 52.5%에서 2021년 50.4%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일부 계열사와의 일감이 크게 줄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내부거래에 대한 이슈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LG CNS가 내부거래로 얻는 매출액은 여전히 1조원(2021년 3분기 누적 기준)을 넘어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기조는 내부거래를 줄이는 방향이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 이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 2018년 말 물류업체 판토스의 오너 일가의 보유 지분 전량(19.9%)을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에 매각했고, 2019년 2월 기업 내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무를 대행하는 서브원 지분 60%를 매각했다.

LG CNS의 매출 다변화도 구 회장이 지닌 숙제 중 하나다. 상장을 준비 중인 만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업체라는 틀을 탈피해야 한다. LG CNS는 최근 대외 사업을 확대하며 내부거래 의존도를 걷어내는 중이다.

2021년 금융 IT,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같은 대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LG CNS는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44억원, 영업이익 8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3분기보다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57%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호실적 때문에 시장에서는 LG CNS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특히 4월 맥쿼리 PE(현 맥쿼리자산운용)가 LG CNS의 2대 주주가 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LG CNS는 7월 내부에 상장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상장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한 언급은 피한다. 최근 줄어든 내부거래율 역시 상장과는 선을 그으며 대외 사업 성장을 강조했다.

LG CNS 관계자는 "클라우드, 스마트물류, 금융 IT 중심으로 대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IT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3사 중에서는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편이다"며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대외 사업을 늘려 나가는 것으로 보이며, 대외 사업 증가 영향으로 내부거래율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4분기 실적을 아직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2020년 보다 내부거래를 줄였는지 확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