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자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영국 ARM 인수 시도하는 것에 대해 경쟁을 해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2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FTC가 2일 반도체 칩 제조사 엔비디아가 ARM을 400억달러(47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두고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스마트폰과 공장설비, 자동차 생산업체 등 세계 기술 대기업들이 사용하는 반도체 칩 디자인에 대한 지배권을 갖게 돼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지포스 30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RTX 3090을 들어보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지포스 30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RTX 3090을 들어보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FTC의 요청에 따라 2022년 8월 9일부터 위원회 행정법판사(ALJ)가 관련 재판에 착수할 예정이다. FTC는 ALJ의 재판 결과를 인용하거나, 이 과정을 토대로 연방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FTC는 또 엔비디아의 ARM 인수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한국의 경쟁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FTC의 결정에 대해 자사의 ARM 인수가 산업계에 득이 되고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ARM은 성명에서 "ARM의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로드맵을 가속하며 경쟁을 촉진할 것이다"라며 "ARM의 모든 라이선스 사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ARM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47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인수가 최종 확정되려면 미국과 영국, 중국, 유럽연합(EU) 등의 경쟁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