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P·인피니언 꼼짝마…삼성·퀄컴·인텔 차량용반도체 도전장

이광영 기자
입력 2021.12.07 06:00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1월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공급망 관련 정보를 받았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어 문제 개선에 나선다는 게 명분이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 내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장기적 목표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최근 미중 패권전쟁의 최전선에 있다. 그만큼 중요성이 크다는 말이다.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등 기존 차량용 반도체 업체의 시장점유율 80%쯤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인텔, 완성차 업체가 새로 반도체 개발에 가세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며 첨단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 퀄컴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에 나섰고, 포드와 GM 등도 자체 조달을 위한 개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공개 / 삼성전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인공지능(AI)과 5G 기술의 차량 접목으로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가 2010년 300개에서 2022년 2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1년 초 450억달러(53조2000억원)에서 매년 평균 7%씩 성장해 2026년 676억달러(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325억개였던 차량용 반도체 규모는 2027년 2083억개로 증가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강자는 세계 1, 2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가 아닌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이다.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 때는 최첨단 나노공정이 필요하지는 않다. 차량별로 다른 칩이 들어가는 만큼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폰용 반도체에 비해 제조·품질관리가 까다로워 수익성이 좋지 않다. 대형 파운드리 업계가 시장을 소극적으로 바라봤던 이유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최근 공개하고 완성차 및 전장부품 고객 발굴에 나선다. 자동차에서 5세대(5G) 이동통신을 쓸 수 있도록 돕는 ‘엑시노스 오토 T5123’, 차내 내비게이션과 콘텐츠 활용을 위한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에 쓰이는 전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이 그 주인공이다.

세 제품은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은 아니다. 개당 1~2달러쯤인 MCU는 전자장치를 제어하지만, 제조기술 수준과 이익이 낮아 투자성이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차량용에 특화한 시스템반도체로 시장에 도전한다. 시스템반도체는 연산과 AI 기능을 갖춘 만큼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정보 처리량이 많은 미래차의 핵심 부품이다. 차량용 시스템반도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한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비전의 핵심전략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박재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커스텀 SOC 사업팀장은 11월 30일 신제품 발표와 관련해 "최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운전자 안전을 위한 차량 지능화·연결성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삼성전자는 5G 기술, 진화된 AI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 안정적이고 검증된 전력관리칩을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설 중인 매리 바라 GM CEO / GM
퀄컴은 연 10억달러(1조1820억원) 규모인 자동차 영업을 10년 뒤 100억달러(11조82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퀄컴은 독일 BMW와 차세대 자율주행차를 위한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퀄컴은 올 1월 신규 차량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며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4G·5G 플랫폼을 커넥티드 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오토모티브 4G·5G 플랫폼은 통합 셀룰러 기술기반 차량사물통신, 와이파이, 블루투스 및 정밀한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한다. 차량과 클라우드 간, 차량 간 주변 환경에 연결하는 동시에 고급 차내 운전 환경,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지원한다.

인텔은 아일랜드 반도체 공장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대표하는 양대 완성차기업 포드와 GM는 차량용 반도체 산업에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포드는 11월 18일(현지시각) 미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반도체 업체가 직접 제휴한 첫 사례다.

같은날 GM도 퀄컴을 비롯해 TSMC, 르네사스, 온세미컨덕터, NXP, 인피니온 등과 함께 반도체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GM은 자동차에 다양한 반도체를 사용 중인데, 이를 3개로 집약할 경우 GM에서 주문하는 반도체 종류가 95% 감소한다. 반도체 생산 기업이 GM의 요구를 더 쉽게 충족할 수 있어 수익성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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