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리포트]①MZ과 통했다...공정 경쟁·합당 보상 구현

조아라 기자
입력 2021.12.07 06:00
대체불가능토큰(NFT, Non-Fungible Token) 광풍이다. NFT는 이제 디지털 콘텐츠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를 넘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모든 형태의 디지털 창작 활동은 NFT를 매개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콘텐츠와 플랫폼의 가치 향상에 기여하는 활동도 투명하고 차별 없이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NFT가 기술 변화 초입에 등장하는 일시적 광풍에 그칠지, 가치 부여와 유통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알리는 신호탄 일지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NFT 의의와 전망, 그리고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MZ세대가 NFT에 열광한다. NFT가 탄생·유통되는 시스템이 그들의 요구대로 ‘능력에 따른 공정한 경쟁’과 ‘그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라는 이상향에 맞닿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NFT의 의미를 크게 네 가지로 정의한다.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공통의 가치는 보안과 투명, 그리고 공정이다. NFT가 가치를 ①부여하고 ②창출하며 ③설정하고 ④연결한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았다.

디지털 소유권의 개념 변화 신호탄…창작물에 가치 부여

NFT는 디지털 콘텐츠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다. 누구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토큰으로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사진이나 그림, 즉 ‘짤’도 NFT화 할 수 있다. 디지털 파일에 별도의 고유 식별 번호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이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다.

블록체인에는 짤을 만든 사람이 기록된다. NFT를 사고 판매한 이력도 남는다. 이력은 위조나 변조할 수 없다. 해킹도 불가능하다. 창작자는 자신이 만든 짤이 인기를 얻고 유명해질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NFT는 무한 복제가 가능하고 보상 없이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에 가격이 책정되도록 한다. 창작물을 즐기고 소비하면 그에 대한 수익이 돌아가게 하는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 시스템을 구현한다.

성소라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자신의 저서 ‘NFT 레볼루션’에서 "NFT라는 기술의 등장으로 디지털 소유권 개념과 원리가 크게 바뀌었다"며 "많은 이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창작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KISA ‘NFT 기술의 이해와 활용, 한계점 분석’ 보고서
창작활동·가치상승에 정당한 보상…"민주주의적 철학에 기반"

이는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 창작자들은 NFT로 자신이 만든 작품이 원본임을 인증할 수 있다. 수많은 복제본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녀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희소성을 증명할 수 있다. 창작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자신의 작품을 에디션으로 발행할 경우 유통 통제권도 쥘 수 있다. 콘텐츠가 재판매되면 로열티도 붙는다. 유통 중개인을 배제하면서 창작자가 자신이 몸담은 산업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여지가 커진다. NFT가 창작자를 산업의 가장 중요한 참여자로 만든다는 평가다. NFT를 ‘패러다임의 대전환’, ‘21세기형 르네상스’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 산업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플레이투언(Play To Earn) 모델이 가치 상승을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다.

성 교수는 "게임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이바지한 모든 참여자가 이득을 보게 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적 철학에 기반한다"며 "사용자의 시간과 노력을 적절히 보상해 줌으로써 건전한 게임 경제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커뮤니티 기반 새로운 가치 설정…가상과 현실 연결

창작자의 디지털 콘텐츠가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으면 이를 추종하고 가치를 증대하려는 커뮤니티가 생긴다. NFT는 작품명, 작가, 계약조건, 원본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 정보 등 메타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합의를 통해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추가해 활동 조건이나 목적을 새로 만들 수 있다. 이른바 가치의 설정이다.

장중현 아톰릭스랩 이사는 "커뮤니티 합의만 있으면 스마트 컨트랙트에 새로운 목적을 추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NFT를 보유한 이들의 이해관계는 질·양적으로 동일하지 않아 합의를 끌어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NFT는 메타버스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데에서 가치가 극대화된다. 메타버스에서는 디지털 경제가 구동된다. 이용자는 가상자산으로 메타버스에서 재화, 즉 NFT를 구매한다. 메타버스에서 활동한 대가로 NFT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NFT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콘텐츠의 가치를 표상한다. 이용자는 디지털 세계에서 획득한 NFT를 현실 세계에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풀어야 할 숙제 ‘산적’ …사업자 옥석 가릴 때

NFT가 올해의 키워드로 등장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우선 실물 자산을 NFT로 발행하는 과정에서 진본을 확인하는 제도적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위변조 자산을 NFT로 발행해도 소비자는 이를 판별하기 쉽지 않다. 또 NFT가 보증하는 배타적 권리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부교수는 ‘NFT 콘텐츠 거래의 법적 쟁점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NFT는 ‘소유’를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 법적 취급은 ‘라이선스’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과 규범의 괴리는 결국 소비자 혹은 최종 이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FT를 생성한 플랫폼이 사라질 경우 NFT의 가치가 함께 사라진다는 점도 기술적·경제적 과제로 남아있다.

금융감독원 블록체인 발전포럼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NFT 사업자 옥석 가리기는 필수다"라며 "NFT에 어떤 법적 권리가 부여돼 있는지 명확히 고지하고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에 힘을 쓰는 사업자를 찾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고민에 동참하고 건전한 시장을 육성하려는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조아라 기자 arch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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