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핀테크랩] "스타트업 창업, 아이디어 있으면 과감히 밀어붙여라"

박소영 기자
입력 2021.12.07 08:30 수정 2021.12.07 16:07
핀테크 스타트업 CEO 5인이 예비 CEO에게 전한 말말말

스타트업 창업은 단순히 회사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만으로는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필요하다. 독특한 문화는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표는 성장 가능성을 담보로 좋은 멤버를 꾸려야 한다. 대표로서 지녀야 할 자세도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면서도 망설이는 배경이다.

스타트업 창업을 망설이는 창업 후배들을 위해 서울핀테크랩이 후원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CEO) 5인이 모였다. 이들은 스타트업 경영을 위해 공통적으로 세세함에 집착하지 않되, 아이디어가 있으면 과감히 밀어붙이는 행동력이 필요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피에스엑스
"쪽팔림·해보기, 두려워 마세요"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는 비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받아 시작한 서비스다. 그는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국내 최대의 핀테크 전문공간인 서울핀테크랩에 둥지를 틀고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핀테크 스타트업 8퍼센트 초기 창업 멤버다. 당시 그는 스타트업 업계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받고도 이를 행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비상장 주식의 거래에는 높은 진입장벽이 있지만 이는 기술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스톡옵션 제도는 스타트업이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당시는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며 "비상장 주식 거래를 해보다가 불편함과 위험성을 발견하고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서울거래 비상장 플랫폼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이런 경험을 거울삼아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모님과 주변의 기대를 다 내려놓고 두려움을 이겨내면 자유롭게 사업을 꾸릴 수 있다"며 "일단 본인의 마음가짐이 자유로워야 실패를 해도 문이 계속 열린다"고 말했다.

손지인 페이워크 대표./ 박소영 IT조선 기자
"세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도전하세요"

손지인 페이워크 대표는 프리랜서, 특수고용 근로자, 스타트업을 위한 업무정산 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 페이워크를 개발·운영하고 있다. 페이워크는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법인을 설립 후 2020년에는 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억5000만원의 매출을 거둬 지난해 대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부나 기업 지원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페이워크는 지난해 경기도콘텐츠진흥원과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억1000만원의 초기자금을 확보했다. 또 서울핀테크랩으로부터는 보금자리와 함께 성장단계별 맞춤형 전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

손 대표는 "내가 사는 지역이나 나이에 맞는 프로그램과 사업자금 지원이 많다"며 "일단 아이디어를 가지고 지원 사업에 도전하면서 사업 아이템을 가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실 미래가 보장된 금융 인재였다. 6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헤지펀드와 보험사 등 여러 해외 금융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점을 발견했고 괴리감을 느꼈다. 손 대표는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왜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냐, 취업해야지라는 주변의 잔소리가 거셌다"고 회상했다.

그는 "취업이 안 돼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게 아니라 내가 충분히 이 서비스를 세상에 알리고 이를 통해 경제적인 활동도 영위하면서 세상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타트업 운영은 모난 돌이 깎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재미’라고 꼽았다. 그는 "무엇이든 과정이 즐겁고 재미가 있어야 난관에 부딪혀도 일어날 수 있다"며 "페이워크가 미래 근로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현 핀케치 대표./ 박소영 IT조선 기자
"사소한 인연도 놓치지 말아야"

임수현 핀케치 대표는 기관투자자인 펀드매니저, 트레이더, 준법감시인을 위한 금융자산 주문체결 관리 서비스(트레이딩 플랫폼)를 운영하고 있다. 핀케치는 2020년 기술보증기금 기보벤처캠프 6기를 수료하고 예비창업패키지 선정 최우수 기업으로 판정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같은 해 코스콤과 공동사업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는 서울핀테크랩 입주기업으로 선정돼 다양한 멘토링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창업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팀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소한 인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 회사 동료와 창업했다"며 "현재 핀케치 최고기술경영자(CTO)와 전 직장에서의 인연을 시작으로 사업 기회를 발견, 함께 회사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또 사업을 하며 모든 부분에서 완벽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을 주변 사람과 솔직하게 나누고, 묵묵히 자신만의 강점을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막막하던 길이 보인다" 설명했다.

전지선 모우다 대표./ 박소영 IT조선 기자
"완벽에 얽매이지 말고 담대하게 계속하세요"

전지선 대표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게임이론과 통계를 가르치는 정치학 교수로 일하다가 실생활에 응용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흥미를 느껴 모우다를 창업했다. 모우다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모우다는 현재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약 90여 개의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 서울핀테크랩 입주사로 선정돼 국내외 금융기관과 활발한 교류를 통한 핀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다가 스타트업을 도맡아 이끌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올바른 시대상도 한몫했다. 전 대표는 "알파걸(1980년대 후반 출생해 공부나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남학생을 능가하는 엘리트 여학생) 붐이 일던 세대로서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며 "주변을 보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가 다 챙기고 잘했으면 더 일이 수월하게 풀렸을 텐데 하며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기업의 대표로서 디테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담대하게 더 지르고 위험에 맞서 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을 적재적소에 배분하는 것도 대표의 역할인 만큼 완벽한 대표가 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혜윤 씨비파이낸셜 솔루션 대표./ 박소영 IT조선 기자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으세요"

최혜윤 씨비파이낸셜솔루션 대표는 자산을 한 번에 여러 개의 정기예금 상품에 분산 예치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비파이낸셜솔루션은 사용자 대신 예금이 만기되면 자동으로 자산을 모아주고 또다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2008년 금융자산 자동 관리 프로그램이나 외국환 P2P 거래 등에 대한 특허를 냈을 정도로 금융업에 애정이 깊다. 다만 국내 규제로 인해 섣불리 사업을 시작하진 못했다. 이때 전공인 도시계획, 조경을 살려 건설회사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혁신금융 서비스가 3년 전부터 시작되면서 다시 꿈을 이루기 위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다.

이런 과정을 겪은 최 대표는 "본인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으면 된다"며 "적성에 맞아야 성과를 낼 수 있고 기회 또한 모인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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