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를 닮은 AI 아바타 활용은 옳을까. 국민의힘은 최근 윤석열 대선 후보를 본뜬 인공지능(AI) 아바타를 내세웠다. 얼마전 인기 연예인을 겨냥한 딥페이크(AI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가짜 동영상)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고삼석 동국대 교수는 정치인의 AI 아바타 사용은 안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AI 윤석열 / 국민의힘
AI 윤석열 / 국민의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AI 윤석열과 관련한 문제 제기를 했다. 고삼석 교수는 가상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에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할 때는 매우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는 정치적 목적의 AI 혹은 딥페이크 기술 사용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 기업도 엄격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이용자들에게 적용했듯, 한국 선관위도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기술의 정치적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했다 하더라도 AI 윤석열은 실제 후보자의 생각이나 특성을 모두 반영할 수 없다. 그 만의 독창적인 성격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한다. 하지만 유권자는 AI 윤석열을 보며 후보자의 인품이나 정치적 공략 등에 대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 페이크 정보를 실제로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고삼석 교수는 "딥페이크 기술 자체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후보 대신에 아바타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발상을 비판하는 것이다"며 "작은 회사에서 직원 한 명을 뽑더라도 실물 면접을 통해 응모자의 신언서판(인물을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4가지 조건으로, 신수·말씨·글씨·판단력 등이 해당한다)을 살피는데,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정당)이 시간상 제약을 이유로 잘 만들어진 아바타를 보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페이크)’로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6일 선대위 출범식을 열고 AI 윤석열을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디지털 선거 혁신 운동의 일환으로 AI 윤석열을 윤 후보가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곳에서 윤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