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새로운 여가 수단으로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코로나 시대에 들면서 게임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고, 게임을 더욱 즐겁고 편하게 즐기기 위한 관련 하드웨어나 주변기기 시장도 호황이다.

의자나 책상 등 가구 제품들도 예외는 아니다.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데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만큼 ‘게이밍 의자’나 ‘게이밍 책상’ 같은 새로운 종류의 가구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최근 게이밍 가구 시장에 ‘모션 데스크’ 바람이 불고 있다. ‘모션 데스크’란 높이가 고정된 일반 책상과 다르게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을 말한다. 일반 책상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잘 나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제닉스 아레나엑스 전동 게이밍 모션 데스크를 사용하는 모습 / 제닉스
제닉스 아레나엑스 전동 게이밍 모션 데스크를 사용하는 모습 / 제닉스
수동 또는 자동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은 이미 일반 사무용 가구 시장에서 선을 보인 지 오래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서서 일하기’ 기조에 맞춰, 선 채로도 일할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이 등장한 것이 먼저다.

가장 큰 이유는 장시간 의자에 앉은 자세로만 일하면 신진대사 저하, 혈류 장애, 허리 디스크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고, 집중력이 감소해 업무 효율도 떨어진다는 각종 연구 결과다.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도 하고, 잠깐씩 선 채로 일하면 그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즉, 언제든지 서서 일할 수 있도록 그때그때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모션 데스크’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서서 일하기 열풍이 한바탕 업계를 휩쓴 이후, 여러 사무용 가구 브랜드에서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여왔다. 모니터나 키보드 등만 높이를 조절하는 스탠드형 제품과 달리 일반 책상보다 사용자의 체형에 맞춰 좀더 세밀하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게임 역시 책상 앞에 장시간 앉아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게임일수록 책상 앞에 앉아 있는 평균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서서 일하기’를 통한 각종 건강 문제 해결과 집중력 향상 효과 역시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집에서도 게임뿐 아니라 재택근무, 원격 수업 등을 위한 책상 수요가 늘어난 것도 ‘게이밍 모션 데스크’의 등장을 가속한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 근무 기조의 확산 역시 모션 데스크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왼쪽부터 루나랩, 카멜마운트의 자동 모션 데스크 제품들) / 루나랩, 카멜마운트
코로나로 인한 재택 근무 기조의 확산 역시 모션 데스크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왼쪽부터 루나랩, 카멜마운트의 자동 모션 데스크 제품들) / 루나랩, 카멜마운트
현재 게이밍 의자와 게이밍 책상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여온 제닉스를 비롯해 루나랩, 카멜마운트 등 PC용 주변기기 브랜드에서 다양한 디자인과 방식의 모션 데스크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게이밍 모션 데스크’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제품들은 일반 사무용 제품과 달리, 게임 감성을 고려한 색상과 디자인을 채택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MZ 세대를 중심으로 전기 모터를 사용해 사용하기 편리한 ‘자동 모션 데스크’가 직접 손으로 크랭크를 돌려 높이를 조절하는 수동방식 제품보다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가구 전문 브랜드에서 선보인 전동식 자동 모션 데스크의 가격은 최고 50만~60만원대로 매우 비쌌지만,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성비 좋은 중저가 전동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수동 제품과의 가격 격차도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제닉스를 비롯해 ‘게이밍 모션 데스크’로 출시되는 제품들의 가격은 20만원 후반대부터 평균 40만원대 안팎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수동 방식의 모션 데스크를 살 비용에 조금만 보태면 간편하게 전동으로 구동하는 ‘자동 모션 데스크’를 장만할 수 있는 가격이다.

제닉스 관계자는 "게이밍 모션 데스크 출시 이후 수동 제품은 물론, 자동 제품도 초도 물량이 모두 완판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특히 소비자들이 가격 차이가 있음에도 원터치로 쉽게 간편하게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자동 제품을 더 많이 찾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로도 당분간 ‘비대면’, ‘재택’ 기조가 이어질 모양새다. 그만큼 ‘게이밍 모션 데스크’를 비롯한 모션 데스크 시장도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