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22년 고객의 시청 환경을 중점에 둔 새로운 TV 비전을 내놓는다. 다양한 TV 기술을 제시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다. 취향에 맞는 TV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개인 기반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2022년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QD-OLED) TV를 포함한 영향이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주위를 완전히 어둡게 한 환경(암실)에서 OLED 패널이 자발광으로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고 풀이했다.
더이상 LG전자라는 선택지를 고민할 필요없이 삼성전자 TV 라인업 내에서 OLED 기반의 TV와 LCD 기반의 TV 중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TV 기술도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삼성전자의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내부 정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QD디스플레이 TV 출시를 결심한 삼성전자는 더이상 암실 환경에서 OLED가 가지는 강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며 "조명과 햇빛이 있는 환경에서 주로 활용할지, 암실에서 영화 관람이 주력인지 등을 따져가며 ‘개인화’ 한 TV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QD디스플레이 TV를 화이트OLED(WOLED) 패널로 활용한 LG전자 올레드 TV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65인치 4K TV 기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 단가 보다 초기 QD디스플레이 패널 단가는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업계에서는 QD디스플레이 TV 출고가격이 LG 올레드 TV 보다 1.5배 이상 비쌀 것으로 관측된다.
QD디스플레이가 OLED 기반 기술인 만큼 ‘번인(Burn-in·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 이슈에서도 더이상 자유롭지 않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출시 초기 번인 이슈로 곤란을 겪은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초대형화·초고화질을 강조하는 삼성전자가 출시 초기 4K·최대 65인치가 한계인 QD디스플레이 TV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번인을 회피하는 기술에서도 LG전자 대비 어떻게 차별화 할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와 앞서 열리는 TV판 언팩 행사 ‘삼성 퍼스트 룩 2022’에서 QD디스플레이 TV를 선보인다. 가전(CE)과 모바일(IM) 부문을 합친 세트 통합 부문장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겸직하며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신임 부회장의 첫 공식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돼 더 큰 관심이 쏠린다. 한 부회장은 CES 기조연설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