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22년 고객의 시청 환경을 중점에 둔 새로운 TV 비전을 내놓는다. 다양한 TV 기술을 제시하고,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다. 취향에 맞는 TV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개인 기반 마케팅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것은 2022년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QD-OLED) TV를 포함한 영향이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주위를 완전히 어둡게 한 환경(암실)에서 OLED 패널이 자발광으로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고 풀이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에서 삼성전자 TV 신제품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에서 삼성전자 TV 신제품과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삼성전자
QD디스플레이는 OLED 기반 기술이다. 청색 OLED 소재를 광원으로 쓰고 퀀텀닷(QD) 필터를 덧씌워 색상을 표현한다. 삼성전자는 화질 평가 환경에 따라 밝은 곳(명실)에서는 기존 ‘네오 QLED’를, 암실에서는 QD디스플레이 TV를 고객에게 제안할 방침이다.

더이상 LG전자라는 선택지를 고민할 필요없이 삼성전자 TV 라인업 내에서 OLED 기반의 TV와 LCD 기반의 TV 중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TV 기술도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삼성전자의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내부 정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QD디스플레이 TV 출시를 결심한 삼성전자는 더이상 암실 환경에서 OLED가 가지는 강점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며 "조명과 햇빛이 있는 환경에서 주로 활용할지, 암실에서 영화 관람이 주력인지 등을 따져가며 ‘개인화’ 한 TV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QD디스플레이 TV를 화이트OLED(WOLED) 패널로 활용한 LG전자 올레드 TV와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65인치 4K TV 기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생산 단가 보다 초기 QD디스플레이 패널 단가는 두 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업계에서는 QD디스플레이 TV 출고가격이 LG 올레드 TV 보다 1.5배 이상 비쌀 것으로 관측된다.

QD디스플레이가 OLED 기반 기술인 만큼 ‘번인(Burn-in·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 이슈에서도 더이상 자유롭지 않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출시 초기 번인 이슈로 곤란을 겪은 바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초대형화·초고화질을 강조하는 삼성전자가 출시 초기 4K·최대 65인치가 한계인 QD디스플레이 TV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며 "번인을 회피하는 기술에서도 LG전자 대비 어떻게 차별화 할지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와 앞서 열리는 TV판 언팩 행사 ‘삼성 퍼스트 룩 2022’에서 QD디스플레이 TV를 선보인다. 가전(CE)과 모바일(IM) 부문을 합친 세트 통합 부문장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겸직하며 부회장에 오른 한종희 신임 부회장의 첫 공식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돼 더 큰 관심이 쏠린다. 한 부회장은 CES 기조연설자로도 나설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