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베트남 정부와 손잡고 탄소감축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친환경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베트남 정부와 '넷 제로'(Net Zero)와 탄소감축을 위해 친환경 사업 영역에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왼쪽 두 번째부터 레밍 카이 베트남 경제부총리,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 최태원 회장, 장동현 SK주식회사 대표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K
왼쪽 두 번째부터 레밍 카이 베트남 경제부총리,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 최태원 회장, 장동현 SK주식회사 대표가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포괄적 협력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SK
체결식에는 베트남 측에서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과 레밍 카이 경제부총리 등이, SK 측에서 최 회장과 장동현 SK주식회사 대표(부회장)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베트남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을 지지한 뒤 "2030년 기준 전 세계 감축 목표량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탄소 감축에 기여할 좋은 투자와 사업 기회를 만들어보겠다"며 "수소 중심의 재생에너지와 가스전 CCS(탄소포집 및 저장) 등에서 기회를 모색해보면 좋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다른 국내 기업도 베트남에서 다양한 환경문제 개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의 지원도 요청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사업은 많은 투자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베트남 공기업도 연계된 친환경 사업 펀드를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브엉 딘 후에 국회의장은 "친환경, 디지털 영역에서 탄소 감축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전략을 수립 중이다"라며 "SK의 참여와 지원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MOU 체결은 그간 국내외 공식 석상에서 최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글로벌 탄소감축 구상과 의지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2017년과 2018년 응웬 쑤언 푹 총리와 회동하는 등 베트남 정·재계 인사와 폭넓게 교류해온 것도 이번 MOU 체결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이번 MOU를 계기로 베트남에서 탄소 감축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 및 투자 기회를 발굴할 방침이다.

SK그룹은 2018년 8월 설립한 SK 동남아투자법인이 같은 해 10월 마산그룹 지분 9.5%, 이듬해 5월 빈그룹 지분 6.1%를 각각 인수하는 등 베트남에서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는 마산그룹의 유통 전문 자회사 빈커머스의 지분 16.3%를 매입했고,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 기업인 '크라운엑스'에도 투자했다.

SK그룹은 또 SK이노베이션이 2018년부터 맹그로브 숲 복원 사업을 지원하는 등 베트남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