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대체불가능토큰(NFT) 투자에 관심을 쏟는다. 돈 버는 게임 즉, 페이 투 언(P2E) 방식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이 대세로 떠오르면서부터다. NFT가 제2의 비트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기대감을 높였다.

미르4 글로벌 아이템 거래 시스템 EXD에서 거래된 전설 아이템. /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아이템 거래 시스템 EXD에서 거래된 전설 아이템. / 위메이드
13일 NFT 데이터 분석 사이트 논펑져블닷컴(NonFungible.com)이 발간한 3분기 NFT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NFT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글로벌 NFT 활성 지갑은 지난해 6만4507개에서 540% 증가한 41만2578개로 늘었다. 활성 지갑이 증가했다는 것은 NFT 거래 이용자가 늘었다는 의미다.

특히 이용자 간 NFT 거래는 블록체인 경제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이런 이유로 게임사는 자체 코인을 발행해 게임시장의 신 경제체제를 선점하려한다.

코인 발행 게임사 대표주자 위메이드

대표 게임사 코인으로는 위믹스(WEMIX)가 꼽힌다. 위믹스는 위메이드에 흡수합병된 자회사 위메이드트리가 발행한 토큰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상장됐다. 총 발행량은 10억개로 시장 유통량은 4.8%인 4840만개다.

위믹스 코인을 서비스 중인 게임은 ▲미르4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 ▲재신전기 포 위믹스 ▲크립토네이도 포 위믹스 등 총 4개다. 이 외에 위메이드는 11개 게임 및 플랫폼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위믹스 코인을 게임이나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유통시킬 계획이다.

위메이드가 구상한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을 가장 잘 나타낸 게임은 미르4 글로벌이다. 게임 내 핵심 재화인 ‘흑철’은 토큰화 과정을 거쳐 드레이코(DRACO)로 변환된다. 드레이코는 다시 위믹스크레딧으로 바뀌고 이용자는 이것을 위믹스로 전환할 수 있다.

7일 미르4 글로벌 아이템 거래 시스템 EXD에서는 첫 전설 아이템이 거래됐다. 거래 금액은 16만 드레이코로 81976달러(9656만7728원)에 달한다. 해당 아이템은 미르4의 도사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전설 등급 무기 '연리용검(Harmony Dragon Sword)’이다. 특별한 고유번호를 가지고 있어 수집의 특성까지 가지고 있다. 고유 번호로 해당 아이템의 획득 정보를 알 수 있다.

/ 카카오게임즈
/ 카카오게임즈
가속도 높이는 후발 주자들

국내 주요 게임사도 NFT에 관심을 높이며 내년 사업에 NFT를 추가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 NFT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사업, 기술,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NFT 아이템이나 캐릭터 거래 기능이 도입될 게임으로 리니지 시리즈를 꼽는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에 NFT를 결합한다. 애니팡 지식재산권(IP)을 지닌 선데이토즈는 실적발표일에 자사의 강점인 캐주얼 게임 개발 노하우를 활용한 NFT 기반 퍼즐과 슬롯 게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쿠키런 IP의 성장으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브시스터즈 역시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NFT 사업에 뛰어든다.

후발 주자 중에선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컴투스가 가장 적극이다. 위메이드와 마찬가지로 자체 개발 토큰 ‘C2X(가칭)’를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해당 코인을 기반으로 구동이 되는 여러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NFT 거래소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위메이드의 위믹스와 카카오게임즈의 가상자산 보라코인의 경쟁을 부추기는 모습도 포착된다. 지난 5월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 가상자산 보라코인을 개발한 웨이투빗을 합병시켰다. 카카오게임즈는 보라를 기반으로 골프 티타임 예약권, 게임 아이템, 메타버스에 특화된 NFT 거래소와 가상자산 기반 사업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렌즈게임즈는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에 보라를 보관하게 했다. 카카오톡 이용자 보라의 이동이 가능해졌다.

관련 업계는 보라를 위믹스, 플레이댑과 더불어 국내 3대 게임 콘텐츠 블록체인으로 꼽고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NFT 플랫폼 출시로 ‘비욘드 게임사’로 성장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게임즈가 아직 보라코인을 통한 구체적 블록체인 게임 개발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도 "카카오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클레이튼뿐 아니라 자체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을 보유하는 만큼 게임 시장의 블록체인 도입 트렌드에 다양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한편 IT조선은 오는 12월 20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NFT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NFT 현황을 분석하고 그 성장 가능성을 전망한다. 또 국내 NFT 관련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효과적인 투자자 보호 방안과 육성, 규제책을 모색한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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