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월 출시한 98인치 네오 QLED TV(KQ98QNA90AFXKR)가 하반기 내내 흥행 돌풍을 이어간다. 이 제품은 ‘거거익선’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해 초대형 TV 수요를 선제적으로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삼성전자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98인치 네오 QLED의 월 판매량이 100대쯤이라고 밝혔다. 올해 총 판매량만 5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전시된 98인치 ‘네오 QLED’ TV / 이광영기자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전시된 98인치 ‘네오 QLED’ TV / 이광영기자
카드할인 등 프로모션 적용 시 대당 판매가격이 1300만~14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월 13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셈이다. 이는 300만원대 65인치 네오 QLED를 400대 이상 팔아야 가능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98인치 네오 QLED의 선전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초대형 TV 수요 확대를 노리고 시험 삼아 낸 제품이 기대 이상의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90인치대 이상 TV는 예전에도 출시된 적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LG전자가 2014년 내놓은 98인치 UHD LCD TV는 4100만원에, 삼성전자가 2019년 출시한 98인치 QLED 8K TV는 7000만원대에 출시되며 소비자 가격 부담이 컸고, 사실상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번 98인치 네오 QLED 출시에서도 판매부진을 우려했다.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존 8K 화질을 4K로 다운그레이드하며 출고가를 2000만원 미만인 1910만원으로 낮췄다. 프로모션 적용 시 최저 130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주문이 밀려들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선 ‘가성비 초대형 TV’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앞서 출시한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98인치 네오 QLED로 관심이 집중된 경향도 있다. 실제 백화점 내 삼성전자 플래그십 매장에서는 마이크로 LED TV 구매 문의가 올 경우 양해를 구한 뒤 98인치 네오 QLED 제품을 안내 중이다.

플래그십 매장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품질·수급 이슈가 발생해 베트남 현지에서 마이크로 LED TV 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초대형 TV인 98인치 네오 QLED를 고객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98인치 네오 QLED의 출고가를 2049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높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출고가 인상은 98인치 네오 QLED를 일회성 제품이 아닌 주력 제품으로서 제값을 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며 "2022년에는 프로모션을 적용하더라도 소비자가 현재와 같은 1300만원대 구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대형 TV 수요는 2022년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98인치 네오 QLED의 해외 공식 출시도 추진할 계획이다.

옴디아는 올해 4분기 60인치대 TV 출하량이 처음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같은 기간 보다 24.3% 증가한 수치다. 70·80인치대 TV 출하량도 442만5000대로 분기 출하량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옴디아는 2020년 4분기 세계 TV 시장에서 6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출하량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60인치 이상 제품 비중은 43.6%(금액 기준)로 예상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