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서울 광화문에서 280㎞ 떨어진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스마트 공장을 제어하는 5G와 유선 네트워크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전 ETRI 본원 11동 실험실과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공장을 연결해 ‘초저지연·고신뢰 5G 유무선 네트워크 기반 원격 산업용 사물인터넷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스마트공장은 사람 대신 로봇을 이용해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현장에 있지 않아도 다양한 제어를 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이다.

ETRI는 수백㎞ 떨어진 스마트팩토리를 5G와 유선통신 기술로 제어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 ETRI
ETRI는 수백㎞ 떨어진 스마트팩토리를 5G와 유선통신 기술로 제어하는 기술을 시연했다. / ETRI
원격에서 명령을 내릴 때 공정 오류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마치 현장에서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지연이 적고 데이터 손실이 발생하지 않음을 보장해야 한다. 기존에도 스마트공장 시연을 위해 5G를 활용한 사례가 있지만, 외산 장비나 기술을 도입해 주로 공장 내에서만 실시간으로 생산설비 제어가 이뤄지는 수준에 그쳤다.

ETRI는 자체 개발한 5G 무선통신 기술과 유선 네트워크 기술을 융합해 공장 내 설비를 연결할 뿐 아니라 수백㎞ 원격지 관제센터를 통해 공장 안에 있는 것처럼 설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한다. 시연한 서비스는 ▲원격 실시간 생산 관리 시스템 ▲원격 실시간 생산 로봇 제어 ▲원격 터치 패널을 이용한 실시간 생산 설비 제어 및 관리 ▲원격 VR 장비를 이용한 실시간 공정 상황 감시 ▲무선 센서를 통한 원격 공정 감시 등이다.

연구진은 최신 5G 표준 규격 기반 산업용 사물인터넷 시스템(IIoT)을 경산 스마트공장과 대전 ETRI 관제센터에 각각 설치했다. 시스템 사이 구간은 코렌(KOREN) 광 선로에 연구진의 유선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해 시연을 진행하였다. 경산 스마트공장 내에서는 3밀리초, 대전과 경산 간 5G 산업용 단말 사이는 10밀리초 이내의 왕복 통신을 이뤄 실시간 원격 스마트제조 서비스가 가능함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기존 실증 사례들이 공장 내에서 10밀리초 이내의 왕복 지연 보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본 기술은 본격적인 원격 스마트제조 서비스의 시작을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산업 생태계에 효율을 대폭 높이고 코로나 등으로 인해 확대된 사회적 비대면 활동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 국내 통신 및 제조 관련 중소기업들의 기술력을 대폭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방승찬 ETRI 통신미디어연구소장은 "본 기술은 제조 산업 전반에 걸쳐 5G 스마트공장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소기업과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 조기 국산화 및 활성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