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형이나 파우치형으로 만드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희대학교는 21일 이정태 교수(식물환경신소재공학, 사진)와 요엘 핑크 미국 MIT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세계 최장 140m 길이의 1차원 리튬이온배터리 섬유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섬유를 기반으로 직물제조기(2차원 다기능성 직물)와 3D 프린터를 사용해 3차원의 배터리 제작에 성공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향후 사각형이나 실린더 형태를 벗어난 자유롭고 혁신적인 모습의 에너지 저장 장치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배터리는 현재 전자기기와 이동 수단 등에 많이 쓰이지만, 앞으로는 옷에도 장착이 가능한 형태로 진화한다. 옷은 섬유로 만드는데, 배터리 저장소로 업그레이드 한 옷은 활용성이 늘어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열 가역성 젤(Thermally Reversible Gel)’과 ‘열 인발공정’을 이용했다. 열 가역성 젤은 상온에서는 유동성이 없지만, 열을 가하면 유동성이 생긴다. 배터리 전극과 전해질을 열 가역성 젤로 디자인한 후 가공하면 리튬이온 배터리 섬유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리튬이온배터리 섬유를 직물제조기로 대형 에너지 저장직물로 만들었다. 이 직물을 3D 프린터를 활용해 네잎클로버 형태로 만들었고, 이 기술을 활용해 드론 동체 일부를 3차원 배터리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정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1차원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2차원이나 3차원 에너지 저장 디바이스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다"며 "에너지 저장 소자를 우리가 원하는 길이와 형태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머티리얼즈 투데이’ 온라인판에 12월 20일 게재됐다.

이진 기자 jin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