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호광 싸이월드대표 해임…책임론 vs 꼬리자르기

이은주 기자
입력 2021.12.22 16:14
김호광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가 20일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5월 취임한지 약 7개월 만이다. 관련 업계는 잇따른 싸이월드 재개장 연기에 따른 책임론과 함께 다양한 추측성 해석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호광 싸이월드제트 전 대표 / IT조선DB
22일 관련업계와 싸이월드제트 법인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김호광 싸이월드제트 각자대표가 12월 20일부로 해임됐다. 싸이월드제트는 인트로메딕·스카이이엔엠·싸이월드랩스(구 베타랩스)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싸이월드 운영사다. 올해 2월 전제완 전 싸이월드 대표로부터 서비스 운영권을 인수하고 싸이월드 재오픈을 준비해 왔다.

잇따른 재개장 연기…책임론(?)

김 전 대표의 해임 배경을 두고 업계에는 다양한 추측성 해석이 나온다. 우선 싸이월드 재개장의 잇따른 연장에 따른 책임론이다. 김호광 전 대표는 싸이월드랩스 대표이자 싸이월드제트 2대 주주로 싸이월드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출시를 주도해 온 인물이다.

당초 싸이월드제트는 올해 2월 전제완 대표로부터 싸이월드 서비스 운영권을 인수하며 3월 중 싸이월드 PC 서비스를 시작하고, 상반기 내에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바일 동시 출시를 이유로 5월로 연기했다. 또 고객 정보·사진·영상 등 데이터 복원을 이유로 7월에 다시 한번 연기했다. 8월 2일에는 과거 회원이 계정을 찾고 자신의 사진 1장을 볼 수 있는 로그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12월 17일 싸이월드 재개장을 예고했다. 하지만 앱마켓의 앱 심사를 이유로 재개장을 연기한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싸이월드에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는 데에도 불구하고 재개장이 계속 지연되면서 비즈니스 성취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김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사실상 건실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판 관리에 실패한 모양새다"라고 지적했다.

싸이월드B·W 등 구설수 잇따라

실제 싸이월드는 코인 상장 이슈만 부각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는 재오픈 현실성에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싸이월드W와 싸이월드B 등의 기업이 등장하면서 이들과의 관계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에 투자처가 김 대표를 압박해 해임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법원 인터넷등기소에 싸이월드 이름을 쓴 법인은 총 6개에 달한다. 이 중 옛 싸이월드 법인과 현재 운영사인 싸이월드 제트를 제외하면 싸이월드라는 이름을 단 곳은 싸이월드랩스와 싸이월드B, 싸이월드W 등이다.

싸이월드랩스는 싸이월드제트의 주주사이자 김호광 대표가 대표로 등록돼 있는 곳이다. 싸이월드B 역시 김호광 대표의 개인회사다. 싸이월드W는 경영진에 최무겸 싸이월드제트 사내이사가 이름을 올렸고 김호광 대표는 감사를 맡았다. 하지만 싸이월드제트 측은 이들 회사의 존재 여부와 관계를 부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회사는 김호광 대표의 해임과 비슷한 시기에 사명을 바꿨다. 싸이월드랩스는 12월 7일 베타엔터프라이즈로 사명을 바꿨다. 김 전 대표의 이름 역시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상태다. 홈페이지 하단에는 지난 6월 공동대표로 취임한 손성민 대표의 이름만 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싸이월드B는 지난 9월 디파이코리아라는 사명으로 변경됐다. 싸이월드제트와 관련된 구설로 인해 의문이 제기됐던 직후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재개장은 계속 미뤄지는데도 빗썸에 싸이클럽 코인을 상장한 데다가 싸이월드B·싸이월드W 등 싸이월드 이름을 단 법인이 잇따라 등장해 구설에 오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본인이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사기루트를 밟는 것처럼 보이면서 관련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호광 대표는 이와 관련해 "싸이월드 사명을 단 브랜드가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브랜드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주주 합의에 따른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이 부당하고 기습적으로 해임했다"

김호광 전 대표는 해임과 관련해 경영진이 부당하고 기습적으로 해임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싸이월드랩스 대표로서 메인넷과 서브코인 발행, 운영에 관한 전권을 보유했다"며 "일부 경영진이 약정에 위배되는 행위를 시도해 이에 대한 위법성을 지적하자 대표를 해임하는 위법행위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코인 가치 상승에만 몰두해 온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는 윤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보유한 코인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싸이월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경영진이 다양한 회사와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우려를 피력했다"고도 밝혔다.

한편 IT조선은 김호광 전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 싸이월드제트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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