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년·한국 2년, TV 패널 보증기간 나라·회사별로 다른 이유

이광영 기자
입력 2021.12.23 06:00
#직장인 박모씨(37)는 최근 TV 구매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LG전자 ‘올레드 TV’ 화질이 박씨 취향에 가깝지만, 화면에 잔상이 생길 경우 패널 무상 보증기간은 삼성전자 ‘네오 QLED’가 더 길어서다. 수백만원대 가격에 최소 10년 이상 쓸 제품이기에 무엇이 현명한 선택일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박씨의 고민처럼 TV 화면에 잔상이 발생할 경우 패널 무상 보증기간은 제조사는 물론 국내외로도 차이가 있다. 탑재된 패널 종류에 따라 화면 잔상이 생길 가능성이 다르며, 제조사가 국가별 시장 환경을 감안해 보증 기간을 달리하기도 한다. 선호하는 제품의 A/S 정책을 정확히 숙지한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을 요한다.

LG 올레드 에보(G1)가 집 안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배치돼 있는 모습 / LG전자
‘미국 5년·한국 2년’…LG, 올레드 TV 화면 잔상 보증기간 국가별 차등

LG전자는 2021년부터 올레드 TV 잔상 문제 발생 시 ▲2년 무상 ▲3년 패널값의 5% 고객부담 ▲4년 패널값의 10% 고객부담 ▲5년 패널값의 15% 고객부담 ▲6년 패널값의 70% 고객부담 ▲7년 패널값의 80% 고객부담 등으로 국내 보증 정책을 개선했다.

소비자는 TV를 포함한 다른 LG전자 가전 제품을 500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상 보증기간을 3년으로 늘릴 수 있다.

반면 해외에선 올레드 TV 패널 무상 보증이 한국 보다 짧은 1년이다. LG전자는 예외적으로 미국과 영국에서 프리미엄급 모델인 G/Z시리즈를 구입한 소비자에게는 5년 간 무상 보증을 시행 중이다. 국내 시장에선 보급형이나 중급 모델 구매자의 혜택이 낫고, 미국과 영국에선 프리미엄급 모델 구매자의 혜택이 월등히 좋은 셈이다.

이는 국가별 TV 시장 규모와 프리미엄급 모델 구매력 등 시장 환경을 고려한 LG전자의 전략적 판단이다. 북미 TV 시장은 국내 시장의 두배가 넘고 특히 프리미엄급 TV 판매 비중이 높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북미 TV 시장 점유율은 20.9%(금액 기준)를 기록했다. 2020년 상반기 15.9%보다 5%포인트 상승했고, LG전자의 북미 TV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올레드 TV 판매량 급증의 덕을 봤다. LG전자가 상반기 북미 시장에 출하한 올레드 TV는 62만7000대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물량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올레드 TV의 평균 판매가격(ASP)은 1950달러(2분기 기준)로 같은 크기 LCD TV보다 두 배쯤 비싸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비스 정책은 각 국가 시장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해당 국가의 시장 상황에 따라 국가별 유통채널과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며 "올레드 TV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모델인 G/Z시리즈를 구입한 고객에게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 딜라이트에서 네오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 LG 견제 위해 번인 ‘10년 무상 보증’ 시행…QD TV 정책에 주목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자사 QLED TV의 번인(burn-in) 현상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프로모션'을 한국을 포함한 세계에서 시행 중이다. 올해 출시한 네오 QLED도 적용을 받는다. 올레드 TV 보다 LCD 패널을 탑재한 QLED TV의 번인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2017년 7월 당시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반의 QLED TV는 강한 내구성을 지녀 번인이 나타나는 경우가 지극히 드물다"며 "QLED TV의 제품 성능을 자신감으로 세계에서 번인 10년 무상보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QLED TV 번인 발생으로 소비자가 무상 보증을 받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 사용설명서에는 ‘구매한 지 90일 이내 등록해야 보증을 받을 수 있다’며 AS 기간을 한정했고, ‘상업적인 사용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나와 있다. 또 ‘TV 화면에 고정된 방송사 로고, 뉴스 등 방송 화면의 하단 자막 등으로 발생한 번인’은 10년 무상 보증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외에도 총 9가지에 달하는 무상 보증 제외 조건이 명시돼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당시 삼성전자의 번인 10년 무상보증은 LCD 기반 TV 보다 번인 발생 가능성이 높은 올레드 TV를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번인에 따른 패널 교체 보증을 1년으로 정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일반적으로 OLED 패널을 탑재하기 때문에 번인 발생 가능성이 TV 보다 월등히 높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1월부터 스마트폰 품질 보증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밝혔는데, 번인의 경우 1년을 유지했다. 애플과 LG전자가 같은 현상에 대해 2년 보증을 약속한 것과 대조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관련 정책은 소비자 편의를 위한 자체 정책이라 이번 보증기간 연장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스마트폰 번인 무상 보증을 1년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전자업계의 시선은 삼성전자가 2022년 도입 예정인 QD디스플레이 TV의 번인 무상 보증 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QD디스플레이가 OLED 기반 기술인 만큼 번인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아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QD디스플레이 TV를 출시하면서 탑재할 번인 회피 기술과 무상 보증 정책을 LG전자 대비 어떻게 차별화 할지가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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