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용 자동화 솔루션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슈나이더일렉트릭과 ABB가 대표적이다. 두 기업은 제조업 강자에서 스마트팩토리 산업을 필두로 솔루션 사업자로 진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경험이 많기 때문에 전력 효율화와 자동화 솔루션에 강점을 보인다. 기업들이 최근 글로벌 경영 화두인 ESG를 위해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 호재로 작용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 센터 비즈니스는 계속 상승세를 보인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한국에 리전을 짓게 되면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외 데이터 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국내 데이터 센터는 2012년 114개에서 36.8% 증가해 2020년 기준 156개에 달한다. 2024년까지 신규 구축 예정인 코로케이션(사업자가 직접 서버를 관리하지 않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초고속인터넷 백본망에 서버를 연결해주고 관리해주는 사업형태) 데이터 센터는 최소 19개다.
업계는 국내 데이터 시장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한국 상륙과 클라우드 지원 애플리케이션의 폭발적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ABB도 ESG에 주목한다. 친환경 데이터센터는 통합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점을 노린다.
ABB는 다양한 지능형 데이터 센터 솔루션을 사용해 고객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최소 100메가톤 줄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광섬유 케이블을 활용하던 아날로그 방식 보다 케이블 수를 최대 90%까지 줄이고, 저에너지 회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ABB 관계자는 "그룹에서 데이터 센터, 전기차 충전과 같은 고성장 산업을 겨냥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매출 향상을 높이는 것이 그룹의 방향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