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개발 중단 이슈로 인해 수소차에 의문이 커져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소차 관련 기술력과 시장성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수소차에 탑재될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중단했다. 앞서 현대차는 현대차는 9월 개발 중인 3세대 연료전지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는 2세대 연료전지보다 부피를 30% 줄이고 출력 및 내구성은 3배쯤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생산단가도 2025년까지 50% 이상 낮춰 수소차의 가격을 일반 전기차 수준으로 맞춘다는 방침이었다.

현대차 측은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긴 했지만 개발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 중단으로 인해 제네시스 수소차 출시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당초 2025년에 제네시스 수소차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수소연료전지 개발 차질 등으로 인해 수소차 사업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수소차 관련 개발 비용 대비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수소차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연료전지의 개발 비용이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차량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3세대 연료전지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3세대 연료전지 / 현대자동차
세계적으로 수소차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걸림돌이다. 불편함을 감수하고 수소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1년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2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의 0.3%에 불과한 수치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수소차 사업과 거리를 두고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에 늦어 수소차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토요타의 경우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연간 350만대로 설정했다. 또 그룹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 라인업을 2035년까지 100% 전기차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클래리티라는 수소차를 보유한 혼다 역시 2040년까지 100% 전기차 회사로 전환한다.

독일 완성차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양산을 목표로 개발한 수소 SUV인 GLC F-CELL 생산을 2021년에 중단했다. 생산 중단 이유로 높은 제조 비용과 부족한 인프라를 지목했다. 폴크스바겐그룹 역시 지난해 수소차 개발을 포기했다.

현대차가 수소차 시장을 점령한다고 해도 크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투자를 통해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다고 해도 다양한 차종과 충분한 인프라를 갖춘 전기차를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 발생부터 이동, 저장까지 수소연료전지 개발 앞에 놓인 과제가 너무나도 많다"며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수소차 사업을 하지 않은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로는 시기상조라는 판단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전 세계 수소차 시장이 2만대 밖에 되지 않는다"며 "만약 현대차가 3세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성공해 수소차를 양산하고 수소차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2042년에도 글로벌 수소차 점유율이 5%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수소차가 세계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수익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20년 가량을 수익을 보지 못할 경우 수소차 개발 및 양산 관련 협력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위원은 "수소차에는 의문부호가 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은 지속하되 전기차애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