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수입차 브랜드 중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와 볼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일본 완성차 업계는 2019년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로 겪은 하락세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모습이다. 안전을 모토로 내세운 볼보는 11월까지 누적기준 국내 수입차 4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보상소비 효과 등으로 인한 롤스로이스·벤틀리 등 고가 차량의 판매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3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서 집계한 2021년 1~11월 간 수입차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에 수입된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등록 수는 2020년 동기간과 대비해 평균 24.4%쯤 증가했다. 국내에서 꾸준한 인지도 상승을 기록했던 볼보는 19.1%증가해 수입차 4위에 올랐으며, 롤스로이스·벤틀리 등 고가 브랜드도 평균 50%쯤 상승해 두드러진 실적을 기록했다.

렉서스 RX 450h 이그제큐티브 / 이민우 기자
렉서스 RX 450h 이그제큐티브 / 이민우 기자
2020년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의 국내 판매는 2019년 하반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큰 폭의 감소를 겪은 바 있다. 실제로 2020년 렉서스(토요타)·토요타·혼다의 등록대수는 1만8121대였다. 2019년 3만1612대보다 42.7%쯤 감소했다. 같은 해 전체 수입차 내 비중도 합산 6.59%로 2019년의 12.91%에서 크게 낮아졌다.

반면, 2020년 국내 수입차 등록대수는 27만4859대로 2019년(24만4780) 대비 12.3%증가했다. 국내 수입차 구매 고객이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완성차 브랜드 차량을 선택하는 것보다, 다른 국적의 수입차 브랜드를 선호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이런 불매 운동 영향이 소폭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1월 기준 2020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렉서스가 18.8%, 토요타 9.9%, 혼다 45.3% 씩 증가했다. 전체 수입차 내 비중도 7.53%로 늘어나, 2019년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점차 브랜드 이미지와 수요를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볼보자동차의 SUV인 XC60 / 볼보자동차 코리아
볼보자동차의 SUV인 XC60 / 볼보자동차 코리아
볼보자동차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1만3635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동기간보다 3000대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체 수입차 내 비중도 4.7%에서 5.41%쯤으로 상승하면서 폭스바겐을 밀어내고 수입차 등록대수 4위에 등극했다. 2020년 11월까지 1만4886대를 등록했던 폭스바겐은 올해 같은기간에는 1만3444대에 그쳤다.

업계는 안전에 방점을 맞춘 볼보의 전략이 국내 소비자에게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가장 인기가 높은 SUV모델인 XC60의 경우 계약자가 몰려 1년이상 기다리는 것이 보편적인 상태다. 한 등급 낮은 XC40 역시 가장 인기 많은 인스크립션은 1년쯤 대기해야하는 상황이다.

서울지역 볼보자동차 영업점 관계자는 "트림별로 상이하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XC60 모델의 경우 화이트 색상에만 1400대 이상 계약자가 몰린 상태다"며 "세단 등 차종에 따라 대기 기간이 상이할 수 있으나 대부분 6개월 이상은 기다려야한다"고 답했다.

벤틀리 컨티넨탈 GT 뮬리너 블랙라인 / 벤틀리모터스 코리아
벤틀리 컨티넨탈 GT 뮬리너 블랙라인 / 벤틀리모터스 코리아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상승도 눈길을 끈다. 2021년 11월까지 누적으로 롤스로이스 211대, 벤틀리 484대, 람보르기니 323대가 등록됐다. 각각 2020년 동기간과 비교해 롤스로이스 44.5%, 벤틀리, 91.3%, 람보르기니 14.9%씩 증가했다.

업계는 초고가 수입차의 구매가 늘어난 이유를 보복, 보상소비 영향으로 해석한다. 자동차 수요가 갈수록 고급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감소와 부동산 시세 상승으로 인해 묶인 돈이 억대 이상 고급차로 쏠렸다는 것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