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원자재 리스크] ③흑연·망간에 코발트까지, 韓전기차 배터리 숨통 쥔 중국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1.03 06:00
글로벌 산업트렌드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친환경 등 미래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거칠것 없어 보였던 ‘K-산업’의 행보에 최근 비상등이 들어왔다. 중국의 원자재 무기화 우려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이외에 마땅한 대안 수입원이 없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원자재 무기화의 현실화 이전에 명확한 피해 정도를 분석해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중국발 광물 공급망 리스크가 국내 배터리 업계를 옥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등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2차전지 등 배터리 생산의 원료인 흑연과 코발트 등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 대다수가 80%이상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를 보이고 있으며,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있는 원자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극재와 양극재, 리튬이온 등을 가리지 않고 배터리 원료 전방위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이를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다만 광산 채굴이 사장된 국내 특성상 자체 채굴을 통한 희소광물 자급자족은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이에 중국 외 다른 국가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방법과 함께, 흑연을 대체하는 코발트 음극재 개발이나 인조흑연 생산설비구축 등이 대안으로 마련되는 중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를 들고있는 SK이노베이션 연구원 / IT조선DB
무역협회의 1~9월 대중국 주요 원자재 수입 조사자료를 살펴보면 흑연과 망간(망간제품) 등의 국내 대중국 수입 비중은 각각 88%, 99%에 달한다. 흑연과 망간은 전기차와 배터리 등 2차전지 내 음극재, 양극재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 중 하나다.

2차전지의 또 다른 핵심 원자재인 코발트, 리튬계 광물의 대중국 의존도도 심각한 수준이다. 정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 받은 한국광해공업공단의 자료를 보면, 2020년 대중수입의존도가 수산화리튬 79.1%, 수산화코발트 88.5%, 황산코발트 81.5%로 대부분 80%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 중이지만, 기초인 원자재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는 광산 채굴 사업이 환경오염과 탄소배출 등을 이유로 사실상 사장돼 자급자족이 어렵다. 현재처럼 대중수입의존도가 높은 형태는 중국의 2차전지 원자재 생산망 조정에 따라, 국내 배터리 생산라인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배터리 음극재 소재로 사용되는 흑연 광물 / IBS 기초과학연구원
특히 흑연은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7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 상황이 글로벌 흑연 공급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흑연 수요는 최근 완성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으로 인한 배터리 수요에 비례해 증가 중인데, 이에 따라 중국발 흑연 공급난 우려가 심화되는 중이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원은 "모잠비크 등 중부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산되는 흑연도 있지만, 아직은 중국산 흑연 대비 경쟁력이 높지 않았다"며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의 중국산 흑연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매장량 외에도 미리 갖춰진 공정 인프라로 채굴부터 후처리까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음극재 흑연 대체 물질 개발과 인조흑연 생산 설비 구축 등에 나서는 중이다. 음극재 내 흑연 대체물질로는 실리콘이 꼽히는데, 실리콘의 비율을 높여 흑연과 혼합해 사용하는 형태다. 다만, 실리콘 음극재의 경우 반복된 충방전에 따라 심한 열화와 3배 이상의 부피팽창을 겪는 등 내구도 문제로 아직 상용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내 인조흑연 생산 설비의 경우 포스코케미칼에서 2023년 1만6000톤 규모를 목표로 조성 중에 있다. 12월 1차 준공을 마치면서, 포스코케미칼은 연산 8000톤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게 됐다. 인조흑연 8000톤은 20만대 내외 전기차에 음극재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최초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설비로, 이전까지 인조흑연은 전량 중국 등에서 수입돼왔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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