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편집 및 제작을 위한 고성능 노트북 PC 수요가 크게 늘었다. 예전에는 주로 고사양을 갖춘 게이밍 노트북을 콘텐츠 제작용으로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처음부터 콘텐츠 전문가를 위한 사양과 옵션을 갖춘 ‘크리에이터용’ 노트북도 여럿 출시된 상태다.

하지만 본격적인 ‘전문가용 노트북’은 따로 있다. CPU나 GPU가 처음부터 일반 제품이 아닌 콘텐츠의 제작과 편집, 디자인 및 설계, 연구 및 시뮬레이션 등의 복잡하고 전문적인 작업을 하드웨어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걸 채택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 그들이다.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가 2022년 신모델로 출시한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이하 스튜디오북 프로 16)’가 그런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에 해당하는 제품이다. 평범한 고사양·고성능 노트북과 비교해 어떤 점에서 다른지 하나씩 살펴보자.

전문가들을 위한 PC인 워크스테이션 제품들은 사용자가 자신의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기능적인 디자인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에이수스 스튜디오북 프로 16 역시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채택했다. 몸체와 디스플레이 커버 외관은 모두 견고한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사용, 밀리터리 등급의 테스트를 통과할 만큼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사용한 몸체는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사용한 몸체는 간결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이 제품은 최근 노트북 탑재율이 높아지고 있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일반 14인치~15인치급보다 한 단계 더 큰 16인치 크기에 3840x2400의 4K급 해상도를 지원, ‘전문가용 PC’에 어울리는 화질과 밝기, 명암 및 색 표현력을 제공한다. 16:10 비율의 화면은 일반 16:9 비율의 화면보다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디스플레이 사양도 남다르다. 일반 LCD로는 따라올 수 없는 100만대 1에 달하는 명암비에 0.2㎳(밀리초)의 빠른 응답 시간으로 각종 콘텐츠를 잔상 없이 선명하게 재생한다. 영상업계 표준 색 영역인 DCI-P3 색 영역을 100% 충족한다. 실물과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색상의 차이를 의미하는 델타(Delta)E값 역시 2 미만(<2, 낮을수록 정확함)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더욱 원본 및 실물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

4K급 해상도의 16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각종 영상 및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면서 원본에 가까운 색상으로 표현한다. / 최용석 기자
4K급 해상도의 16인치 OLED 디스플레이는 각종 영상 및 이미지를 더욱 선명하면서 원본에 가까운 색상으로 표현한다. / 최용석 기자
각종 디스플레이 표준을 관할하는 베사(VESA)에서 OLED 디스플레이에 맞춰 제정한 HDR(High Dynamic Range) 규격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HDR 500 트루 블랙’ 인증과 색상 전문 연구기관 팬톤(PANTONE), 칼맨(Calman) 등의 컬러 인증도 획득하는 등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의 제작과 편집에 최적화한 디스플레이 사양을 갖췄다.

커버를 열면 숫자 키패드까지 갖춘 풀사이즈 키보드가 드러난다. 키보드 왼쪽 아래에 이 제품만의 특징적인 기능 중 하나인 ‘에이수스 다이얼’이 시선을 끈다. 일반 노트북보다 하나 더 많은 3개의 터치패드 버튼, 커서 및 항목 이동에 편리한 큼직한 풀사이즈 방향키 등만 보더라도 일반 노트북과는 다소 다른 콘셉트의 제품임을 알 수 있다.

일반 노트북에 없는 ‘에이수스 다이얼’과 3개의 터치패드 버튼, 큼직한 방향키 등은 모두 콘텐츠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 최용석 기자
일반 노트북에 없는 ‘에이수스 다이얼’과 3개의 터치패드 버튼, 큼직한 방향키 등은 모두 콘텐츠 작업 환경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 최용석 기자
일반 노트북과 스튜디오북 프로 16의 가장 큰 차이는 CPU와 GPU다. CPU의 경우 일반 노트북에 들어가는 ‘인텔 코어 프로세서’가 아닌,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인텔 제온(Xeon) W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 제품에 탑재된 타이거 레이크 기반 제온 W-11955M 프로세서는 일반 코어 프로세서와 비슷한 8코어 16스레드의 구성을 제공하지만 VFX, 3D 렌더링, 복잡한 3D CAD 및 인공지능(AI) 개발, 시뮬레이션 등을 위한 전용 명령어를 지원 및 처리할 수 있다.

GPU 역시 일반 게임용 GPU가 아닌, 전문 작업 가속에 특화한 엔비디아 RTX A5000 GPU를 탑재했다. 일반 게임용 GPU가 본격적인 영상 작업, 3D 캐드 및 모델링 등의 작업에 다소 제약이 있는 것과 달리, RTX A시리즈 GPU는 그런 전문 작업에 필요한 하드웨어 GPU 가속, 연산 가속 등을 제한 없이 지원해 훨씬 높은 작업 퍼포먼스와 효율을 제공한다.

일반 노트북과 차별화된 인텔 제온 W시리즈 프로세서(왼쪽)와 엔비디아 RTX A5000 GPU를 탑재해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일반 노트북과 차별화된 인텔 제온 W시리즈 프로세서(왼쪽)와 엔비디아 RTX A5000 GPU를 탑재해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특히 RTX A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A5000의 경우, 최대 16GB에 달하는 자체 비디오 메모리를 바탕으로 최대 8K급 초고화질 영상까지 실시간으로 편집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RT 코어 및 텐서 코어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 사실적인 조명, 그림자 및 효과 등의 최신 그래픽 기술은 물론, 딥러닝·머신러닝 같은 AI 모델의 개발과 추론 가속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이란 이름에 걸맞게 메모리도 최대 64GB(32GB x2)의 DDR4 메모리를 지원한다. 각각 PCIe 4.0과 3.0 규격을 지원하는 NVMe M.2 슬롯도 2개를 탑재, 일반 SATA 방식 SSD보다 5배에서 최대 10배 이상 빠른 고성능 SSD를 2개까지 동시에 장착할 수 있다. 썬더볼트4 방식의 고성능 외장 스토리지를 연결하면 추가 저장공간도 넉넉하게 확장할 수 있다.

각종 외부 장치를 넉넉하게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도 겸비했다. / 최용석 기자
각종 외부 장치를 넉넉하게 연결할 수 있는 확장성도 겸비했다. / 최용석 기자
외부 확장 포트도 충실하다. 위에 언급한 썬더볼트4 포트를 비롯해, 100W PD 충전과 고해상도 DP 영상 출력 등을 지원하는 USB 3.2 2세대 타입C 포트, 풀사이즈 HDMI 2.1 포트, 안정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기가비트 유선 랜 포트, 고성능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고화질 원본 영상을 빠르게 불러올 수 있는 SD 익스프레스 7.0 카드 리더 등 ‘워크스테이션’으로 필수적인 확장 포트를 빠짐없이 갖췄다.

에이수스 다이얼로 포토샵에서 다이얼 메뉴를 호출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다이얼로 포토샵에서 다이얼 메뉴를 호출한 모습 / 최용석 기자
이 제품만의 특징적인 기능인 ‘에이수스 다이얼’은 각종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스튜디오북 프로 16의 작업 효율을 더욱 높이는 데 한몫한다. 대표적으로 어도비의 포토샵, 프리미어, 애프터 이펙트, 라이트룸 등 유명한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에이수스 다이얼을 누르면 미리 지정한 특정 기능을 빠르게 호출해 선택할 수 있다. 또 다이얼을 좌우로 돌려 확대·축소, 밝기, 명암, 회전 및 기울기, 각종 효과의 적용 레벨 등을 직관적이고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에이수스 다이이얼과 자체 디지타이저 기능만으로 콘텐츠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 에이수스
에이수스 다이이얼과 자체 디지타이저 기능만으로 콘텐츠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 에이수스
에이수스 다이얼의 기능은 스튜디오북 프로 16에 기본 탑재된 ‘프로아트 크리에이터 허브(ProArt Creator Hub)’ 앱을 통해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고 변경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 또한, 에이수스 다이얼은 비슷한 용도를 갖춘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다이얼’과도 호환된다. 이를 통해 윈도 자체의 ‘마이크로소프트 휠’ 설정을 통해 윈도 운영체제의 각종 기능을 에이수스 다이얼로 더욱 빠르고 편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큼직한 터치패드는 그 자체로 펜 태블릿(디지타이저) 기능도 갖췄다. 1024단계의 압력 레벨을 지원하는 전용 스타일러스 펜과 에이수스 다이얼만 있어도 키보드나 마우스 조작을 줄이면서 각종 영상 및 사진 편집, 3D 그래픽 등의 작업을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시스템 모니터링, 에이수스 다이얼 기능 설정, 화면 색 보정 등의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아트 크리에이터 허브’앱의 실행 모습 / 최용석 기자
시스템 모니터링, 에이수스 다이얼 기능 설정, 화면 색 보정 등의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아트 크리에이터 허브’앱의 실행 모습 / 최용석 기자
그 외에도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은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에 부끄럽지 않은 부가 기능과 보안 기능 등을 대거 갖췄다. 앞서 언급한 ‘프로아트 크리에이터 허브’ 앱을 통해 노트북의 세부 설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화면 색상을 보정하거나 작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종류별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워크 스마트’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사용자 얼굴을 인식하는 윈도 헬로 사양의 내장 카메라는 AI 기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지원하는 4개의 전 방향 마이크는 온라인 미팅 및 화상회의 시 사용자의 목소리를 상대방에게 선명하게 전달한다. 카메라에 달린 물리적인 셔터는 불필요한 사생활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다. 전원 버튼에는 지문 인식 센서도 통합되어 있어 얼굴인식뿐 아니라 지문을 통한 보안 유지가 가능하다.

내장 카메라는 보안 및 사생활 보호를 위한 물리적 셔터 기능을 갖췄다. / 최용석 기자
내장 카메라는 보안 및 사생활 보호를 위한 물리적 셔터 기능을 갖췄다. / 최용석 기자
종합하면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는 아마추어 수준의 콘텐츠 작업을 넘어 본격적인 프로급, 전문가급 수준의 사용자를 위한 고성능 노트북이다. 최대의 장점은, 고정된 장소에서만 쓸 수 있는 데스크톱이 아닌,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 가능한 노트북 형태의 워크스테이션이라는 것이다. 2.4㎏의 무게에 90Wh(와트시) 용량의 넉넉한 배터리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순간에 최적의 작업 환경을 펼칠 수 있게 한다.

화려한 사양 답게 가격은 500만원대부터 시작할 정도로 다소 비싼 편이다. 하지만, 그만한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작업 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언제 어디서든 쾌적하고 편리한 콘텐츠 작업 환경을 유지하고픈 기업의 연구·개발자나 콘텐츠 전문가 입장에는 투자한 만큼의 가치와 기능,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인 셈이다.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는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 전문가에게 최적의 작업 환경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에이수스 프로아트 스튜디오북 프로 16 OLED는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 전문가에게 최적의 작업 환경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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