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행정안전부가 행정·공공기관 정보 시스템을 전면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 선언한 이후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행안부는 2025년까지 8600억원을 투입해 1만9개의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최근 공공 클라우드 센터가 정부 주도 클라우드 전환이라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 기업의 역할과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클라우드, KT, NHN와 같은 대형 사업자는 물론 쌍용정보통신, 대신정보통신과 같은 중견 SI 업체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클라우드 기업들도 기회를 노린다. 가비아도 그 중 하나다.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보안 인증을 취득하며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 초반에는 보안 인증을 획득한 기업들이 공공 사업을 차지할 기회를 갖는다.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획득이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가비아는 2017년 국내에서 3번째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취득했다. 인증을 취득한 지 4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셈이다.

정대원 가비아 클라우드 사업팀 이사 / 가비아
정대원 가비아 클라우드 사업팀 이사 / 가비아
가비아의 클라우드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정대원 클라우드 사업팀 이사는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IT 조선을 만나 공공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다.

정 이사 "IT 시장에서 최대 구매자는 정부다"며 "기존의 하드웨어 벤더들이 납품하던 것이 다 클라우드로 바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행안부에서 기존 공공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 외에도 새롭게 나오는 대민 서비스나 정부 시스템이 다 클라우드로 전환될 것이기 때문에 공공 시장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비아는 지금까지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에서 더 많은 매출을 내고 있었지만, 이제는 정부 주도 클라우드 전환사업에 적극 참여해 공공 매출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정 이사는 "CSAP를 취득하고 나서도 공공 시장이 열리지 않아 한동안 실적이 없었다"며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정부 시스템의 클라우드 활용 인식이 바뀌면서 공공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관련 매출도 꾸준히 증가 중이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공공 시장이 빠르게 열리고 있으므로 매해 50%씩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공공 분야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부분 서비스형인프라(IaaS) 치중돼 있다는 지적에 민간 2021년 하반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도입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공공기관에서도 SaaS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방증한다. 그동안은 망 분리로 내부 업무에 민간 SaaS 사용의 제약이 있어, SaaS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공공 업무 망에 민간 SaaS가 도입되면 여러 업무 시스템을 인터넷에 접속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공공 클라우드 전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민간 SaaS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비아도 이에 발맞춰 SaaS 분야 CSAP 취득을 준비 중이다. 공공기관에 협업툴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서다. 2021년 12월 말에 1차 심사를 마쳤고, 1월 말이나 2월 초에 인증 취득을 예상한다.

정 이사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는 만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길을 잘 만들어줬으면 한다"며 "CSP도 공정한 방식으로 선정되고 투명하게 절차가 공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