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주였던 폴더블(접는 형태) 스마트폰 시장이 다수 사업자 참여로 규모를 키운다. 새해는 2021년 대비 두 배 늘어난 총 1700만대 출하량 규모로 시장이 성장한다. 중국 단말 제조사가 빠르게 삼성전자를 뒤쫓으며 펼쳐지는 경쟁이 주목 요소다. 애플이 폴더블폰을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대중화가 본격화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에 주목한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 /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왼쪽)와 갤럭시Z플립3 / 삼성전자
2021년 폴더블폰 풍년 이룬 中…새해도 삼성 따라가기에 분주

중국 단말 제조사의 폴더블폰 출시가 휴대폰 업계 화두다. 과거 시제품을 선보인 데 그친 것과 달리 최근에는 다수 제조사가 실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폴더블폰 시장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제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인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처음 폴더블폰을 선보인 2019년부터 함께 폴더블폰을 선보였다. 메이트X(2019년)와 메이트Xs(2020년), 메이트X2(2021년)를 연달아 선보이며 폴더블폰 시장 관심을 드러냈다. 최근 클램셸(조개껍데기) 모양의 P50 포켓도 선보였다.

샤오미와 오포, 아너 등 중국 제조사도 폴더블폰 생산에 주력하는 곳이다. 샤오미는 2021년 좌우로 접는 형태의 미믹스 폴드를 선보였다. 오포 역시 좌우로 접는 형태의 첫 폴더블폰인 파인드 엔(N)을 출시했다. 아너는 10일(현지시각) 자사 첫 폴더블폰인 매직브이(V)를 공개한다.

중국 제조사의 이같은 공세는 새해 본격화할 예정이다. 여전히 제품 완성도 면에서 삼성전자보다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다양한 모델과 개선된 기술을 잇달아 선보이며 따라잡기에 분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가폰 이미지를 탈피하는 과정에서 폴더블폰 출시가 기술력을 뽐내는 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화웨이 P50 포켓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화웨이 P50 포켓 / 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일례로 샤오미는 미 특허청(USPTO)에 스타일러스 펜을 부착한 폴더블폰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2022년 출시 예정인 미 믹스 폴드2에 탑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포는 클램셸 모양의 폴더블폰 신작을 준비 중이다. 중국 레노버에 2014년 인수된 모토로라도 신형 폴더블폰 출시를 예고했다. 휴대폰 업계는 다른 제조사도 지난해 폴더블폰을 각각 선보인 만큼 새해도 후속작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같은 상황에서 폴더블폰 시장 변화도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올해도 1위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예상 점유율은 2021년(85%)보다 11%포인트(p) 낮은 74%다. 오포(5%), 화웨이와 아너(5%), 샤오미(4%)가 점유율을 키운 탓이다. 삼성전자로선 폴더블폰 대중화와 더불어 중국 제조사와의 격차 두기라는 과제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삼성, 두 번 접는 폴더블폰으로 앞서가나…"애플 참전이 대중화 원년"

삼성전자는 그간 스마트폰 사업에서 폴더블폰 대중화에 따른 시장 파이 확대에 주력했다. 2021년에는 폴더블폰 성능 개선과 함께 서비스 생태계 확장에 힘썼다. 그 결과 그해 8월 선보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로 성과를 얻었다. 2021년 판매된 폴더블폰 모델군(갤럭시Z 시리즈) 판매량이 2020년과 비교해 4배 넘게 늘었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글로벌 판매량은 한 달 만에 200만대를 넘겼다.

삼성전자는 특히 타 제조사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소비자가 자사 폴더블폰을 구매한 것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갤럭시Z플립3의 경우 해당 비율이 다른 갤럭시 시리즈 모델보다 1.5배가량 많았다. 폴더블폰 대중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던 해였던 셈이다.

삼성전자는 새해 초격차 기술력을 앞세워 폴더블폰 시장 선도를 이어간다. 폴더블폰 기기 성능과 디자인에서 차별점을 두면서 사용성 확대에도 무게를 둘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서 공개한 S자 형태로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2서 공개한 S자 형태로 두 번 접는 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네덜란드 IT 매체인 레츠고디지털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공개한 특허를 보면, 삼성전자는 Z자 형태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서 S자 혹은 병풍형으로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해당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향후 폴더블폰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에 쓰이는 양질의 디스플레이를 납품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밖에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중국 단말 제조사가 필요한 디스플레이 수량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본다.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참여가 본격적인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전망도 더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새로운 주요 경쟁 업체인 애플이 들어올 때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참전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는 애플의 첫 폴더블폰 출시가 2023~204년쯤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애플 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2023년으로 출시를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트(DSCC)의 최고경영자(CEO)인 로스 영은 그보다 늦은 2024년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애플이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처럼 좌우로 접는 형태로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봤다.

미 IT 매체 애플인사이더가 공개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예상 이미지 / 애플인사이더 홈페이지 갈무리
미 IT 매체 애플인사이더가 공개한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예상 이미지 / 애플인사이더 홈페이지 갈무리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