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IT] 쏠리는 관심만큼 안전장치 필요한 핀테크

박소영 기자
입력 2022.01.07 06:00
"금융상품의 설계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에 걸쳐 소비자보호 취약 부분을 꼼꼼하고 선제적으로 살피도록 하겠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2022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밝힌 새해 포부다. 디지털화는 물론, 판매채널의 다변화로 금융상품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어 소비자보호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기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새로운 디지털 채널을 주 무대로 한 핀테크 상품들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디지털 서비스로 차별화한 핀테크 시장의 성장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당장 기존 금융 제도권에서 대출 길이 막힌 금융 소비자들이 핀테크 상품을 노크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대출총량 관리를 강화한 탓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지난해 2분기 10.5%까지 치솟았던 대출 증가율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올해 대출증가액은 2020년(115조)보다 24%가량 줄어든 87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로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도 핀테크로의 자금 이동을 부추기는 요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상호금융권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17%,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5.16%로 1%포인트 차이로 집계됐다. 12월에는 차이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과 은행이 대출을 줄여나가면 일반 시민의 핀테크 의존는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도 한 이유다.

이에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핀테크 금융상품의 안정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일반 시민의 접근성이 높고 금융권보다 중저신용자가 대출을 받기 용이하긴 하나, 동시에 기존 금융권과 비교해 불공정이나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던 정부의 기조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광고가 아닌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을 요구했다. 금융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할 때 가입 시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위를 하고 있으므로 중개업 면허를 얻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다수 핀테크 업체는 기존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했다.

당국의 핀테크 감시 기조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검사체계를 개편해 빅테크 플랫폼 감독을 위한 인력을 충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온라인 금융이나 플랫폼 금융을 감독하게 된다.

핀테크 업체들은 나름의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들은 보안성이 높은 회사에 이용자가 몰릴 것이라 예상하고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한창이다. 또 이용률이 높아지면 안정성을 유지할 방안을 계속 탐구할 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한다.

이에 발맞춰 한국핀테크산업협회도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각사에 내부 통제 전문 인력을 구축하는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의 공동 규약 마련이 시급하다"며 "대다수 금융권 협회들이 보유한 위원회를 핀산협도 설립해 공동의견을 모아 각종 정책 이슈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가 자체적으로 보호책을 마련한다지만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앞으로 당국의 더욱 세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특히 마이데이터 시행을 기점으로 금융사, 빅테크, 핀테크가 함께 파트너십을 도모해 소비자 데이터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만큼 당국의 관심이 요구된다. 소비자보호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실례를 남겨서는 안 될 일이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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