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로 떠났다. 인수 과정에 있는 인텔 SSD(Solid-State Drive) 사업과 이를 운영할 미국 신설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의 통합 미션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 신설한 솔리다임은 산호세에 본사가 있다. 인텔이 운영한 SSD 사업을 인수해 제품 개발, 생산, 판매를 총괄한다. 이석희 사장은 현지에서 솔리다임 의장(Executive Chairman)을 겸임하며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진두지휘 중이다.

9일 SK 고위 관계자는 "이석희 사장은 6일(현지시각) 산호세로 이동했다"며 "인텔 SSD 사업 인수 완료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파악하고, 주요 관계자와 미팅을 지속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각)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SK
6일(현지시각)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 ICT 연합’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SK
SK 관계자에 따르면 이 사장은 CES 2022가 열리기 전부터 솔리다임이 있는 산호세에서 인텔 SSD 인수 건으로 바쁜 업무를 수행했다. CES 2022 참석을 위해 5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 들렀다가, 하루 만에 산호세로 되돌아 갔다. 이 사장의 모습을 CES 전시장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이유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산호세와 라스베이거스는 비행기로 2시간쯤 걸린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12월 22일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같은달 30일 마쳤다. 총 계약금액 90억달러 중 70억달러를 1차로 인텔에 지급했다. 2025년 3월쯤 남은 20억달러를 2차로 지급해 낸드플래시 관련 유·무형자산을 이전받는다.

이 사장은 6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텔 낸드 사업 인수를 통해 도약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솔리다임 출범으로 SK하이닉스가 디램과 낸드 경쟁력이 조화를 이룬 균형 잡힌 메모리 솔루션 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장은 "남은 인수 과정을 마무리하고 SK하이닉스와 신설회사 솔리다임의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며 "이미 두 회사는 하나가 되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접점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회사로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자 전사 차원의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을 추진한다.

이석희 사장은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확장하기 위해 미주 사업조직을 신설했다"며 "미국에 근거지를 둔 솔리다임이 중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준비 중인 미주 R&D센터도 글로벌리티 확장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