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M1 칩셋 설계를 주도한 베테랑 엔지니어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 떠났다. MS는 그동안 자사 애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동하는 서버용 칩을 인텔에서 공급받았지만, 최근 스스로 맞춤형 칩을 개발하기로 전략을 바꾸면서 경쟁사 등에서 인력 확보를 본격화하는 행보를 보인다. 반면 애플은 칩 설계는 물론 메타버스 부문에서도 인력 유출이 이어지고 있어, 퇴사를 막는 단기 처방을 시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12일(이하 현지시각) MS가 최근 애플의 베테랑 반도체 디자이너인 마이크 필리포를를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애플 M1칩 / 애플
애플 M1칩 / 애플
마이크 필리포는 인텔에서 5년간 근무했고, 반도체 기초 설계를 하는 ARM에서 10년간 일했다. 2019년 애플에 합류한 반도체 설계 전문가다.

그는 맥북의 자체 개발 칩인 M1 개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M1은 애플이 PC 제품군에서 그동안 의존한 인텔 칩셋 대신 자급자족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는 마이크 필리포 영입을 계기로 클라우드 컴퓨팅에 쓰일 서버용 칩 설계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최근 인텔과 메타에도 핵심 인력을 뺏기고 있다.

6일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애플 실리콘 사업을 주도한 제프 윌콕스가 인텔로 소속을 옮겼다.

윌콕스는 2013년 애플에 입사한 후 2021년까지 맥 시스템 아키텍처 부서 이사로 재직했다. 그는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인텔의 최고기술경영자(CTO)로 근무하게 됐다고 밝혔다. 윌콕스는 모든 인텔 고객용 SoC 아키텍처를 담당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2021년 애플에서 메타로 옮긴 엔지니어만 최소 10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애플이 2021년 말 핵심 엔지니어들에게 최대 18만달러(2억15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한다고 발표한 것도 최근의 퇴사 러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