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성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풍성해진 전기차 라인업과 다양한 혜택, 저렴한 유지비 등으로 20201년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모든 것을 갖춘 것 같은 전기차지만 유독 겨울, 가장 춥다는 1월만 되면 작아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가 이뤄진다면 겨울도 무서워할 것 없다고 강조했다.

2021년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0만402대다. 이는 2020년(4만6677대)과 비교해 115.1%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로는 저렴한 유지비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고유가, 요소수 사태 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연비가 좋고 소모품이 적게 드는 전기차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 공용주차장 할인 및 세제 혜택 등 피부에 와닿는 혜택 역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아울러 풍성해진 라인업도 판매량 급증의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기아 EV6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테슬라 모델3 등 수입차들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처럼 팔색조 매력을 지닌 전기차지만 유독 겨울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파가 가장 많이 몰아친다는 1월 중순에 전기차 오너들의 걱정이 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가볍고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다른 어떤 전지보다 크기 때문에 자가방전에 따른 전력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또 기억효과(방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충전하면 전지의 실제 용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없어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 충전소 / 조성우 기자
전기차 충전소 / 조성우 기자
그런데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은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온도가 낮을 때 전자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배터리 내부 저항이 증가해 화학반응 속도와 배터리 전압이 낮아진다. 이로 인해 겨울에는 충전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지며 배터리 온도가 영하라면 배터리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은 더 늘어나게 된다.

주행거리 감소도 발생한다. 미국 환경 보호청(EPA)에 따르면 영하 7도의 환경에서 전기차의 연비는 34%나 떨어진다. 같은 조건에서 내연기관차 연비는 12% 정도 감소한다. 또 1회 충전 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영상 24도일 때와 비교해 57%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다수 전기차의 저온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상온의 80~90%정도다.

충전 소요 시간 증가 및 주행거리 감소 등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손실이 큰 히터보다는 열선시트와 핸들열선 등을 사용해 난방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배터리 동력만으로 난방을 해야한다. 난방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면 그만큼 주행거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히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행 전에 미리 켜놓고 주행시에는 끄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실내온도를 23도 정도로 맞추고 내부 공기순환모드를 작동시켜 난방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터리와 차량의 최적온도인 10~20도 유지를 위해 지하 혹은 실내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터리 히팅시스템이 적용돼 있는 차량의 경우 이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권장했다. 충전시 셀의 부담이 덜한 완속충전을 추천하기도 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기술인협회 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겨울철 전기차 관리의 키포인트는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다"며 "배터리 부담을 덜 하게 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실내,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추운 날씨는 배터리 충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배터리에 부담을 주는 급속충천이 아닌 완속충전을 추천한다. 시간, 금액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면 심야완속충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히터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주행거리 감소를 방어하는데 효과적이다"며 "타이어 공기압을 늘려주고 정속주행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