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부터 오랜시간 네이버를 이끌던 ‘고인물' 리더가 대거 퇴진하면서 C레벨 세대교체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4명의 C레벨 중심 의사결정 구조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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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설은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인혁 대표의 후임으로 내정했다. 박 CFO는 네이버에서 펼친 재무분야 역량을 인정받아 네이버파이낸셜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됐다.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ESG 활동을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채 CCO는 네이버 창업 초기인 2000년 합류해 대관·홍보·마케팅·인사 등을 두루 거쳤다.

이에 따라 기존 4명의 CxO(CEO, CFO, CCO, COO)로 운영되던 네이버의 조직구조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네이버는 2018년 이후 4명의 C레벨과 80~90명의 책임리더(조직장), 리더(부서장)로 구성된 조직 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한성숙 CEO(대표), 박상진 CFO(재무), 채선주 CCO(커뮤니케이션), 최인혁 전 COO(운영, 내부사업 총괄)로 구성된 C레벨 임원이 네이버의 타 계열사 주요 보직을 겸직하고 경영상 주요 의사결정을 신속히 내리는 구조다.

이들이 네이버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만큼, 네이버 사내에서 권한과 책임이 이들에게 집중돼 왔다. 이에 네이버 안팎에서는 지난해 직원 사망 사건 이후 전반적인 조직문화를 개편하려면 이같은 ‘고인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수 리더에 집중된 책임과 권한을 분산시켜야 사내 수직적 경직적 문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네이버를 이끌던 4명의 C레벨 리더가 모두 물러나게 되면서, 네이버는 3월을 기점으로 새로운 리더십 체제 출범을 준비하게 된다. 지난해 11월 차기 CEO로 선임된 최수연 책임리더와 차기 CFO로 지명된 김남선 책임리더가 중심이 된 조직구조 개편 TF를 구성해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직구조TF가 새로운 인물의 COO와 CCO을 앉힐지 혹은 아예 폐지할지를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네이버의 변화를 계기로 이해진 GIO의 친청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네이버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이해진 GIO의 ‘비서실장'처럼 비춰지기도 한다"며 "앞으로 이 GIO가 적극 경영에서 일선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