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상처' 과학계가 대선에 던진 화두는 ‘공공과학실현’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1.19 06:00
여야 등 주요 대통령 선거 후보의 연이은 ‘과학 패싱’으로 상처 입은 과학계가 ‘공공을 위한 과학’을 대선에 바라는 주요 화두로 던졌다. 탄소 배출 문제 등 기후위기는 물론, 개발된 과학기술의 올바른 사회 적용을 위한 방안과 현장 인력 처우 개선 촉구 등이 대선 후보들이 주목해야 하는 주요 공약으로 거론됐다.

박경렬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 / 카이스트 영상 갈무리
카이스트는 18일 ‘대선후보에게 직접 묻고 듣는 대선 캠프와의 과학정책 대화’를 열었다. 18~20일 3일간 진행되는 행사 중 첫 시간이 열린 가운데, ‘대통령을 위한 10가지 과학 질문’이라는 형태로 대선 후보에게 요구하는 과학 분야 공약이 제의됐다.

발표자로 나선 김성은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생은 "10가지 질문의 공유 정서는 ‘시급함’과 ‘포용·평등’ 그리고 ‘사회기술적 상상력’이다"며 "차기 대통령은 한반도의 과학기술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과 정치적 결단을 내림은 물론, 공공과학 연구를 공동체의 지속과 유지를 위한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 과학 연구를 대한민국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공적 활동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차기 정부는 한국의 과학기술이 미래의 한국인과 인류에게 어떤 중요한 가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정부에서 19대 대선 당시 제시했던 과학 관련 공약의 이행률 분석도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 과학기술 공약 중 완료된 것은 18%쯤으로, 아직 진행 중이거나 평가되지 않은 공약은 74%에 이른다.

윤지웅 과실연 공동대표는 "이런 이행도를 보면 공약은 그냥 선거철에 제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실행 가능성과 현실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 공약을 국민들과의 약속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대선캠프 과학정책 대화에서 제시된 대통령을 위한 10가지 과학질문 / 카이스트 영상 갈무리
국내 정부의 R&D 분야 투자가 실제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개발되는 과학기술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적재적소에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과학기술의 사회와 공공을 위해 쓰이려면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과학기술 자체를 실제 현안에 적용할 수 있는 창구와 과정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영완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은 "한국은 GDP대비 R&D 투자가 세계 1위인데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독자 개발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며 "각 캠프는 이전 정부처럼 단순히 관련 부처를 강화하는 단편적 접근보다, 과학기술 현안에 대해 과학자의 의견을 받아 제대로 반영하고 대통령이 직접 챙길 수 있는 구조를 제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대학원생 등 현장 연구 인력의 처우 개선도 지속적으로 과학계에서 거론되는 문제다. 급속한 과학기술 발전 과정에 놓친 여성과학기술인의 경력 단절 문제, 과기부와 교육부 간 대학원생 연구 인력에 대한 의견 상충 등이 대선에서 반드시 공론화돼야 하는 주요 의제로 꼽힌다.

이기욱 ESC 열린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됐었지만, 현장에서 대학원생들의 처우개선이나 인권문제 등 사건 사고들이 있었다"며 "현 정부에서 대학원생 관련 여러 제도가 시행됐으나, 과기부와 교육부 간 입장 차이로 현장 대학원생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던 만큼 대선에서 이런 부분이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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