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IPO 잔치에 삼성SDI는 '남일 보듯'

이광영 기자
입력 2022.01.20 06:00
K배터리에 기업공개(IPO) 잔치가 잇따라 펼쳐진다. 27일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증거금은 18~19일 이틀간 100조원을 돌파했다. 앞서 청약 증거금 1위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81조원을 넘어선 액수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에 이어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IPO도 2023년 이후 추진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가 너도나도 IPO에 뛰어드는 이유는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배터리·소재 기업은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완성차 기업과 합작 투자에 적극 나서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3사 중 삼성SDI는 유독 사업 분할과 IPO 이슈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 경쟁사 대비 사업 성장 측면에서 삼성SDI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삼성SDI의 PRiMX 배터리 /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 등 완성차기업과 손을 잡아 미국 생산기지를 증설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연간 43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SK온도 2025년 연간 생산능력 220GWh 달성을 목표로 한다. 반면 삼성SDI는 현재 40GWh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건설을 가정하더라도 60GWh쯤에 그친다.

19일 배터리 업계와 삼성SDI 입장을 종합하면, 삼성SDI의 배터리 분사와 IPO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게 맞다.

삼성SDI는 2009년 출범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AMOLED 관련 사업과 인력을 넘기고, 2014년 PDP 사업을 정리하며 완연한 배터리 기업으로 변모했다. 이후 삼성SDI 사업은 소형배터리·중대형배터리(전기차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담당하는 ‘에너지솔루션부문’과 편광필름·반도체 소재·OLED 소재를 맡는 ‘전자재료부문’으로 나뉜다.

매출 80%가 전자재료를 제외한 에너지솔루션부문에서 나온다. 에너지솔루션부문이 분할해 IPO에 나설 경우 배터리 대비 성장성이 크지 않은 전자재료부문의 홀로서기가 버거울 수 있다. 결정적으로 사업 분할 후 IPO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 한 매체가 ‘삼성SDI가 배터리 사업부문을 분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님을 명백히 밝힌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미국시장 진출 시 투자금 조달 수단이 한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 삼성SDI가 회사채 차환을 발행하거나, 보유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 흥행으로 증권시장에서 배터리 사업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삼성SDI도 가치를 재평가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IPO 후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경쟁사의 상대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