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인력난'에 삼성·SK 미래 인재 선점 나섰다

이광영 기자
입력 2022.01.21 06:00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인력난’에 시달린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립 필요성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필요 인력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각국 기업들은 이 분야 인력난 해소를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교육과정을 만드는 등 팔을 걷어부쳤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이런 추세에 따라 주요 대학교에 계약학과를 잇따라 설립하며 미래 인재 선점에 나서는 중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 / SK하이닉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인텔이 1000억달러(119조원)를 들여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건설키로 하는 등 앞다퉈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7만~9만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업계 세계 1위 TSMC가 위치한 대만에서도 2021년 8월 기준 2만7700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최근 5년간 반도체 업계 종사자가 두배로 늘었지만, 아직 25만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올해 규슈지역 8개 고등전문학교에 반도체 제조 및 개발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한다. 2024년 규슈 구마모토현에는 TSMC의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다. 고등전문학교는 중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5년간 전문교육을 하는 고등교육기관이다.

일본 정부가 이처럼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2021년 세계적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으면서 자국 생산 능력 강화 필요성을 절감해서다. 일본은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대만과 중국 등 해외 수입에 의존 중이다.

대만은 지난해 5월 반도체 등 첨단기술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TSMC는 여러 대만 내 대학과 손을 잡고 반도체 전문과정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2021년 말 기준 베이징대, 칭화대 등 12개 대학에 반도체 전공과정을 마련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해외 인력 채용을 용이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 미국 내에서 전자공학 전공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반도체 전문인력 수급이 어려워져서다.

KAIST·평택시·삼성전자 3자 협약식 단체식에 참여한 주요 관계자 사진 / KAIST
한국에선 반도체 기업들이 전국 주요 대학과 손잡고 맞춤형 교육으로 인재를 키우는 ‘계약학과’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와 연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포항공대)과 각각 협약을 맺고 반도체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반도체 기술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반인 만큼 지속적인 역량 강화는 필수다"라며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를 선도할 반도체시스템학과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대학은 2023년부터 각각 반도체시스템공학과 100명, 반도체공학과 40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2021년에 고려대와 손잡고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었다.

반도체 계약학과는 입학 전형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정시 10명 정원의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는 지원자만 58명이 몰려 전체 평균 경쟁률인 3.72대 1을 상회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도 평균 경쟁률(4.76대 1)을 웃돈 6.18대 1로 마감됐다. 2021년 하반기 진행한 수시모집 당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경쟁률은 131.9대 1을 기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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