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을 의미하는 ‘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을 대신할 새로운 약어로 ‘MAMAA’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MAMAA는 FAANG에서 넷플릭스가 빠지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추가된 약어다. 메타(구 페이스북),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MS, 아마존, 애플이 여기에 포함된다. MAMAA에 포함된 기업은 게임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라는 공통 분모가 존재한다.

MAAAMA 기업 로고. /트위터 갈무리
MAAAMA 기업 로고. /트위터 갈무리
새롭게 약어에 포함된 MS는 18일(현지시각)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으로 유명한 미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총 687억달러(약 81조8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테크 산업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이다. 액티비전 주주들과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 이번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MS는 매출 기준으로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세계 3위의 게임 회사가 된다. MS는 이번 인수합병 전에도 콘솔 플랫폼인 엑스박스와 시장 점유율 2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보유하고 있다.

메타는 게임 기기로 많이 사용되는 VR헤드셋 제작사인 오큘러스를 2014년 인수했다. 오큘러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확장현실(XR)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막강한 자체 게임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이다. 구글은 플레이 스토어,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은 이에 더해 시장 점유율 3위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를 운영 중이다. 애플은 이미 강력한 웨어러블 기기인 에어팟을 가지고 있고, 여기서 더 진화된 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시장의 절대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기준 아마존웹서비스는 33%, MS 애저는 20%, 구글클라우드플랫폼은 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루나를 2020년 발표하기도 했다. 아마존게임즈는 자체 개발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뉴월드’를 2021년 출시했다.

위의 5개 기업과는 달리 FAANG에서는 이름을 올렸다가 MAMAA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은 넷플릭스는 타사에 비해 아직까지 게임과 관련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2021년 11월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5개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구독자들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또 2021년 7월에는 페이스북(현 메타)의 비디오 게임 책임자인 마이크 버두를 게임 개발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디 게임 개발사 ‘나이트 스쿨 스튜디오’를 인수하기도 했다. 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의 향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행보는 최종적으로 메타버스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꿀 만큼 메타버스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액티비전 인수와 관련해 "게임은 모든 플랫폼에 걸쳐 엔터테인먼트 내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분야다"라며 "메타버스 플랫폼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메타버스가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 만큼, 기존 가상 세계를 대표하는 게임과의 접점이 크다는 사실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