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불확실성을 제거해 새로운 도전에 과감히 뛰어 들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핀테크 업계 대표들을 만나, 혁신성장 지원 방침을 밝혔다.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안심하고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창업환경을 구축하는데 금감원이 앞장 서겠다는 포부다.
정은보 원장은 "우리나라 핀테크 사업체가 500여개, 종사자수 1만6000여명에 이르고 투자금액도 2조원 규모지만 전세계 핀테크 유니콘 94개사 중 한국기업은 단 하나에 불과한 게 현실"이라며 "핀테크 산업이 미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및 규제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 원장은 크게 3가지 역점 사업을 제시했다. 창업(start-up)과 성장(scale-up), 성숙에 이르는 핀테크 기업의 발전단계별로 나누어 비전을 보여준 것.
창업 단계에서는 ▲인재 양성에 필요한 ‘서울 핀테크 아카데미’ 운영 참여 ▲규제 샌드박스 제도 운영 ▲한국핀테크지원센터 공조, 업체에 업무공간 장비, 테스트 비용 제공 지원 ▲코로나로 위축된 핀테크 현장 자문단의 컨설팅 활성화 등이 그 것이다.
또 성장 단계의 핀테크 기업에게는 산업은행, 성장금융 및 디캠프 등과 공동으로 ‘청년창업지원펀드’를 신규 조성해 자금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과 핀테크 업체, 금융사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정보공유 체계인 ‘디지털 파인더’를 출범, 기술과 규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금융사의 핀테크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 육성 지원법’의 제정을 추진, 출자대상 제한과 승인절차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금융회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 범위를 확대하고 투자손실 발생시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는 임직원은 면책하겠다"고 했다.
업계에 당부하는말도 잊지 않았다.금융의 본질인 신뢰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머지포인트 사례처럼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신뢰를 잃는 경우 핀테크 산업 또한 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며" 혁신 성장 지원 뿐만 아니라 소비자 보호 역시 균형있게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태훈 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과 변영한 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이, 그리고 핀테크 업체에서는 경인태 쿠팡페이 대표와 전승주 에프앤에스밸류 대표,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 김지태 아이지넷 대표, 천정훈 뱅큐 대표 등이 참여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금감원과 핀테크 업계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핀테크 업계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섬세한 지원과 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 확대, 망분리 완화 등을 건의했고, 정 원장은 이에 대해 감독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손희동 기자 sonny@chosunbiz.com